'블루웨이브' 실패한 美 민주당, 정권교체 뒤에도 험로 예고
대선 이겼지만 상·하원, 주의회 선거에서 부진
공화당 원내대표 "국민이 민주당 사회주의 정책 거부한 결과"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이번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은 조 바이든을 내세워 4년 만에 정권을 되찾게 됐지만 의회 선거에서 '블루웨이브'에 실패하면서 험로가 예상된다고 NBC뉴스와 폭스뉴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루웨이브란 한 주에서 민주당이 대통령, 상·하원 선거를 모두 휩쓰는 상황을 뜻한다.
11월3일 대선과 함께 상원(전체 100석) 35석과 하원 435석 전체, 44개주에서 주의회 의원 5천876명을 뽑는 선거가 함께 치러졌다.
뉴욕타임스(NYT)의 집계에 따르면 22일 현재 상원 선거에서 민주당은 1석이 순증해 48석을 확보했고, 공화당은 50석이 됐다. 남은 2자리(조지아주)는 1월5일 결선투표로 결정되는 만큼, 이 2석을 민주당이 모두 가져가야 상원에선 동률이 된다.
하원선거에선 민주당이 222석을 확보해 과반(218석)이 됐지만 8석이 순감했다.
아직 당선인이 결정되지 않은 8석을 모두 공화당이 차지(213석)한다고 해도 민주당은 다수당을 유지하겠지만 의석수 차이가 현 하원보다 근소해졌다.
민주당은 또 '바이든 바람'을 타고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텍사스 등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 주의회를 장악하려고 했지만 무산됐다.
미 주의회협의회(NCSL)에 따르면 민주당이 주의회에서 우세한 주는 20곳에서 경합주인 뉴햄프셔를 잃어 19곳으로 줄었다.
민주당은 미국 유권자의 연령대가 어려지고 인종적 다양성이 더 확대하는 인구 구성을 근거로 선거판에서 점점 유리해진다는 믿음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뼈아픈 지점이다.
미국 NBC뉴스는 이런 결과를 두고 투표장으로 향한 민주당 지지자들은 반군이 데스스타를 폭파하고 승리하는 스타워즈와 같은 결말을 꿈꿨으나 겨우 적을 물리쳤지만 더 깊고 불확실한 심연으로 빠져든 에일리언과 같은 끝맺음을 맞았다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어느 지점에서 (선거 결과가) 끝맺음 되든지 아마 또 다른 에일리언을 만나게 될 것"이라며 "20여명의 민주당 관계자를 인터뷰해보니 이번 선거 결과가 자당의 진보적 의제를 방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라고 전했다.
또 민주당으로선 주와 연방의회에서 유효한 다수를 차지하려면 힘겨운 고지전을 벌여야 하는 암울한 시절이 도래했다고 전망했다.
공화당이 대선과 달리 의회 선거에서 선전한 데 대해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22일 폭스뉴스에 "우리는 2020년에 정말 큰 성과를 거뒀다"라며 "이번 선거 결과는 국민이 민주당의 사회주의 정책을 거부했다는 방증이다"라고 자평했다.
이어 "공화당이 하원에서 212∼213석을 차지할 것으로 본다"라며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작은 의석수 차이로, 앞으로 2년의 하원은 '공화당의 책무 대 민주당의 의제'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이 향후 추진할 정책방향에 대해서 매카시 원내대표는 "거리를 안전하게 하고 바이러스를 퇴치하며 인프라를 재건하는 일, 그리고 중국의 인프라에 대한 의존을 끝내는 것"이라며 "민주당 하원의원 5, 6명을 끌어들이면 하원에서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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