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장관, 트윗서 마크롱 나치에 비유…오류 지적에 삭제
"나치 치하 유대인처럼 프랑스 내 무슬림 어린이만 ID 식별"
프랑스 측 삭제 요청…인용 기사 수정되자 글 내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파키스탄의 한 장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나치에 비유한 글을 올렸다가 오류 지적을 받고 삭제했다.
23일 익스프레스트리뷴 등 파키스탄 언론에 따르면 시린 마자리 파키스탄 인권부 장관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한 기사를 링크하면서 마크롱 대통령을 비판했다.
마자리 장관은 기사 내용을 토대로 마크롱 대통령이 제2차 세계 대전 때 나치 독일이 유대인에게 저질렀던 일을 무슬림을 상대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대인이 식별 표시로 옷에 노란색 별을 달았던 것처럼 무슬림 어린이들만 ID 번호를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마자리 장관이 인용한 기사는 22일 오전 수정됐다. 기사에 언급된 ID 번호 제도는 실시된다면 무슬림을 포함한 프랑스 내 모든 어린이에게 적용된다는 내용으로 고쳐졌다.
프랑스 외교부와 주파키스탄 프랑스대사관 측도 해당 뉴스는 '가짜'이고 마자리 장관의 글도 잘못된 비난을 담았다며 관련 내용 삭제를 요청했다.
이에 마자리 장관은 애초 21일에는 프랑스 측의 주장에 대해 맞섰다가 22일 오후 관련 글을 삭제했다.
그는 그러면서 "내가 인용했던 기사가 수정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파키스탄에서는 프랑스에서 공개된 무함마드 풍자만화와 마크롱 대통령의 옹호 발언 등으로 인해 반(反)프랑스 기류가 강하게 일고 있다.
앞서 무함마드를 만평 소재로 삼았다가 2015년 1월 총기 테러로 직원 12명을 잃은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는 지난 9월 관련 만화를 다시 게재했다.
이후 프랑스 역사 교사 사뮈엘 파티는 이 만화를 주제로 표현의 자유에 관한 토론 수업을 진행했다가 지난달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됐다.
이와 관련해 마크롱 대통령은 이슬람이 위기에 빠졌다고 평가하며, 풍자와 관련해 표현의 자유를 옹호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자 파키스탄 등 이슬람권에서는 반프랑스 시위와 함께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 등이 벌어졌다.
이슬람권에서는 무함마드를 조롱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물론 얼굴을 그리는 행위도 신성모독으로 보고 엄격히 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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