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조선학교 에어컨 설치' 모금에 韓日 1천여명 한뜻 동참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재일 조선학교에 에어컨을 설치하자는 일본 시민단체 주도의 모금 운동에 한일 양국에서 1천 명 넘게 동참해 1억원 가까운 돈이 모였다.
22일 교토신문에 따르면 조선학교를 지원하는 일본 시민단체 '꽃봉오리'는 올해 7월 15일부터 교토(京都)조선제2초급학교와 시가(滋賀)조선초급학교의 에어컨 설치를 지원하기 위한 모금 운동에 나섰다.
'꽃봉오리'는 친북 단체인 조선총련 계열 학교라는 이유로 일본 정부에 지원받지 못하는 조선학교 학생도 일본 학생과 같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하면서 크라우드펀딩 방식의 모금을 시작했다.
애초 목표액은 300만 엔이었지만 실제로 들어온 성금은 목표액의 3배에 가까운 817만6천760엔(약 8천800만 원)에 달했다.
일본 내에선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교토를 비롯해 도쿄, 오사카, 가나가와, 효고, 시가 등 44개 광역지역의 독지가가 성금을 맡겼다.
한 일본 노인은 인터넷이 서툴러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할 수 없다며 교토에 있는 '꽃봉오리' 사무실을 직접 찾아와 기부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 등 2개 시민단체에서 59명이 성금을 보탰다.
올 8월 말까지 진행된 모금 운동에는 일본과 한국에서 총 1천77명이 참여했다.
이들이 낸 돈으로 교토조선제2초급학교에 9대, 시가조선초급학교에 8대의 최신형 에어컨이 설치돼 두 학교의 모든 교실이 에어컨을 갖추게 됐다.
또 기부금 중 일부는 교토와 시가현에 있는 조선학교 4곳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대책 비용으로 사용됐다.
교토조선제2초급학교는 이달 초 열린 기부금 증정식에서 전교생들의 감사 인사말을 색종이 3장에 담아 '꽃봉오리' 관계자가 전달했다.
이 학교 6학년 남학생(12)은 "여름에 너무나 더워 공부에 집중하지 못했는데 에어컨이 설치돼 정말로 기쁘다"면서 응원해 준 분들의 기대에 부응해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고 교토신문은 전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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