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국부 둘째 며느리, 변호사 자격정지…형제의 난 산물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싱가포르의 국부(國父) 고(故) 리콴유 전 총리의 둘째 며느리인 리수엣펀 변호사가 리 전 총리의 최종 유언장 작성에 개입해 직업윤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15개월간의 변호사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채널뉴스아시아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변호사의 비위 사건을 최종 심판하는 합의법원(판사 3명)은 20일 리수엣펀 변호사에게 자격 정지 15개월을 선고했다.
법원은 리수엣펀 변호사가 리 전 총리의 차남인 리셴양의 아내이기 때문에 리 전 총리의 최종 유언장 작성에 관여한 것은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유언자의 이익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일곱 번째로 작성된 리 전 총리의 최종 유언장에는 싱가포르 옥슬리 가(街) 38번지에 있는 자택을 사후에 허물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앞선 5∼6번째 유언장에서 빠졌던 내용으로 리 전 총리가 2015년 별세한 후 형제 간 다툼의 원인이 됐다.
장남 리셴룽 총리의 동생들은 리 총리가 아버지의 유언을 어기고 리 전 총리의 자택을 정치적인 자산으로 활용하면서 아들인 리홍이에게 권좌를 넘겨주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리 총리는 동생 가족에 의한 유언장 조작설을 제기하며 맞불을 놨다.
이렇게 촉발된 총리 가문의 '형제의 난'은 일가친척까지 가세한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고, 결국 의회로 넘겨져 국가적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리수엣펀 변호사는 이날 판결에 대해 승복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남편인 리셴양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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