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자신과 CIA 내통설 주장한 크렘린궁 대변인에 소송
"사실과 다른 명예 훼손 발언", 공식 정정 요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독극물 중독 증세로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현지 온라인 통신 '뉴스루'에 따르면 나발니는 자신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들과 협력하고 있다는 페스코프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며 자신의 명예와 평판을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모스크바 프레스넨스키 구역 법원에 소장을 냈다.
나발니는 소장에서 법원의 승소 판결이 내려지면 페스코프가 판결 후 10일 이내에 크렘린궁 행정실 공식 사이트에 기존 발언을 수정하는 보도문을 실을 것을 요구했다.
나발니는 그러면서 "만일 페스코프가 대표해서 얘기하는 국가 기관에 그같은 '헛소리'(나발니-CIA 내통설)의 증거가 있다면, 이는 러시아의 국가안보와 관련된 문제이니만큼 그 증거를 공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나발니의 소송 제기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페스코프는 앞서 지난달 1일 기자들에게 서방 정보기관들이 나발니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면서 "최근에는 미국 CIA가 그와 일하고 있다. (서방 정보기관들이) 그에게 어떤 지시를 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페스코프의 이 같은 발언은 앞서 나발니가 독일 슈피겔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중독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개입돼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응이었다.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통하는 나발니는 지난 8월 국내선 항공기 안에서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고 이후 독일 베를린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
그는 증세가 호전돼 퇴원한 후에도 현지에 머물며 계속해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의 연구소들은 나발니가 옛 소련 시절 개발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 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발표했으나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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