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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EP서명] "한국 경제 0.41∼0.62% 성장 효과"
전문가들 "미국 주도 CPTPP도 준비해야" 조언




(세종=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15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로 안정적인 교역·투자 기반이 확보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이후 악화한 무역 환경을 개선할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복귀하고, 우리나라에 가입을 타진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도 이에 참여할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대외연구원 "RCEP로 한국경제 0.41∼0.62% 성장"
국책 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인도를 제외한 15개국이 RCEP 협정문 타결을 선언한 지난해 11월 'RCEP 잠정 타결: 의미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RCEP 발효 시 상품 관세 감축으로 한국 경제는 0.41~0.62%의 성장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KIEP는 인도의 참여 여부와 관세 감축 범위(85%, 92%)를 조합한 4개 시나리오를 가정해 RCEP가 한국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를 분석했다.
만약 RCEP에 인도가 불참하고 자유화 수준이 92%일 경우 한국의 실질 GDP는 10년에 걸쳐 0.51% 증가하고 소비자 후생은 약 54억8천만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RCEP에 인도가 참여하는 대신 자유화 수준이 85%로 낮아지면 한국의 실질 GDP는 10년에 걸쳐 0.50% 증가하고 소비자 후생은 약 54억1천만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인도 불참 및 85% 관세 감축 시나리오의 경우는 한국 경제 성장 효과가 0.41%, 인도 참여 및 92% 관세 감축 시나리오는 0.62%로 각각 추정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8년 9월 펴낸 'RCEP이 한국 거시경제 안정성에 미치는 효과' 보고서를 통해 RCEP 참여가 미중 무역전쟁 같은 교역환경 악화 상황에서도 한국의 거시경제 안정성에 크게 기여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중장기적으로 연평균 1.1%의 추가적인 GDP 증대 효과와 연평균 약 11억 달러의 소비자 후생 증대 효과가 나타난다고 예상했다.
또 전체 산업에서 연평균 3.8%의 수출 증대 효과와 287억 달러의 경상수지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교역 다변화·기업 무역 활성화" 기대감
전문가들은 수출 주도형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RCEP 같은 메가 자유무역협정(FTA) 참여를 통해 경제 성장은 물론 교역 시장 다변화를 꾀할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오수현 KIEP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가치사슬(GVC) 재편이 RCEP 역내에서 형성되고, 하나의 통일된 규칙이 생기면서 기업도 무역을 원활히 할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RCEP이 아세안 중심이므로 아세안과 교역이 증가할 수 있고, 아세안 또한 베트남 중심에서 다른 나라까지도 다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홍식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WTO 역사상 다자주의로 가장 큰 혜택을 본 나라를 꼽으라면 단연코 한국"이라며 "현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의 가장 핵심 국가가 다 들어가 있으므로 분명히 경제적 효과는 있다"고 평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상황 이후 무역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다자주의적 자유무역을 확대하는 맥락이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지역 다자주의 협력 공간에는 자꾸 들어가서 장기적 통상 이익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RCEP로 지금 당장 큰 경제 효과보다는 미래 성장 가능성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막아주는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RCEP은 느슨한 FTA이지만, 미래를 위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다"며 "한중일 세 나라가 같이 참여하는 첫 번째 FTA이자, 현재는 수준이 낮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아세안이 참여한 FTA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
박지형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TPP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라 한국 경제에 큰 파급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높진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미국 정권이 바뀌더라도 보호무역주의가 금방 퇴조할 것 같지 않은데 RCEP을 통해 보호무역주의가 아시아 지역으로 더 크게 번지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미국 주도 CPTPP 참여도 준비해야" 조언
전문가들은 미국에 바이든 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미국이 CPTPP로 복귀하고, 우리나라에도 참여를 타진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대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지형 교수는 "바이든이 후보 시절에도 TPP로 다시 들어갈 의사를 표명했기에 CPTPP 쪽을 확대하는 형식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굉장히 있다"며 "한국도 들어오길 바랄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RCEP이 된 뒤에는 CPTPP에 미국과 한국 플러스알파 국가가 들어가는 것이 더욱 촉진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RCEP과 CPTPP 양쪽에 다 가는 것이 국익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 CPTPP 부분이 부가가치가 높은 GVC을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되므로 논의와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홍식 교수 또한 "CPTPP에는 무조건 들어가야 한다"면서도 "다만 정치적 이슈가 있으니 중국과 미국이라는 가운데 우리가 어떻게 포지션을 취할지는 정치적 매듭을 잘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송영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지금 CPTPP에 빠진 것이 문제"라며 "아세안이 CPTPP 쪽으로 더 추진할 텐데 RCEP 체결로 CPTPP의 필요성이 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통상당국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수출을 해야 먹고 사는 나라로 통상 선진화 규범은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며 "RECP과 CPTPP는 대립이 아닌 상호 보완적이므로 미국 바이든 정부의 통상 정책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정확하게 모니터링하고 면밀히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bob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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