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철우 경북도지사 "경북서 차박시대 열겠다"
지난달 24~25일 '제1회 경북도 차박 페스타' 성황리에 개최
"수려한 자연경관·독보적 세계문화유산, 경북만의 강점"
(서울=연합뉴스) 윤지현 기자 = "차박(자동차+숙박) 문화를 만들기에 경북도만한 곳이 없습니다. 우리나라 영토의 5분의 1에 달하는 너른 면적에 강·바다·산이라는 삼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지요."
지난달 24~25일 경북 상주시 상주보 오토캠핑장에서 열린 '경북도 차박 페스타'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 축제는 경북도가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직접 나서 개최한 차박 행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급변하는 관광 문화 흐름을 포착한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선구안이 있기에 가능했다.
축제 현장에서 만난 이 지사는 코로나19 이후 유행하는 차박 문화에서 경북도 관광산업 미래를 봤다고 역설했다.
코로나19 초기 발생 진원지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던져버리고 경북만의 강점인 천혜의 자연환경, 독보적인 숫자의 세계유산 등을 활용해 경북도를 '차박 메카'로 키워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 지사는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대한민국에서는 가족 단위, 개인 단위 새로운 관광문화가 형성되고 있다"며 "경북도에서 차박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경북도는 최근 수많은 걸림돌을 헤치고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건립 첫발도 디뎠다. 계획대로라면 2028년 세계와 경북, 국내 각지와 경북을 이어주는 하늘길도 열린다.
이 지사는 "'한국 속 한국'이라는 경북만의 정체성을 살려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 경북'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대한민국 관광산업에서 경북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도록 더욱 분발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지사와의 일문일답.
-- 이번 행사 취지는.
▲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다른 사람을 마주칠 부담 없이 차에서 먹고 자는 차박이 대세가 됐다. 국민들의 답답한 마음을 조금 덜어드리고 새로운 관광 문화를 만드는 데 경북도가 앞장서고자 했다.
경북도는 차박을 하기에 좋은 장소가 많다. 차박을 하려면 넓은 장소가 필요한데 경북도는 땅이 넓고 강·바다·산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이미 차박 성지라 불리는 숨은 명소도 많다. 앞으로도 차박 하면 경북이 가장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계속 준비할 계획이다.
-- 경북도가 코로나19의 큰 소용돌이에서 벗어난 지 반년 정도 지났다. 지역 관광산업 피해는 어느 정도였나.
▲ 코로나19 감염자가 처음 발생한 것이 2월 19일이었다. 이후 매일 두 자릿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관광산업 타격도 컸다. 가장 심했던 3~4월엔 관광객이 전년보다 70% 가까이 줄었고, 특히 여행사, 호텔, 리조트 예약이 90% 가까이 취소됐다. 하지만 5월 초 황금연휴를 지나면서 다시 살아나기 시작해 지금은 많이 회복된 상태다.
-- 지난 4월 코로나19 이후 관광 활성화 과제를 마련했는데 그간 어떤 것들이 추진됐나.
▲ 사실 코로나19 이전부터 최근 2~3년간 여행 트렌드가 새롭게 변화하고 있었다. 과거 랜드마크 중심 볼거리 위주 여행, 단체 여행이 소확행(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 개별 체험, SNS와 유튜브를 통한 공유 여행으로 바뀌었다. 더불어 깨끗하고 안전한 여행을 최우선시한다는 게 코로나19 이후 생긴 특별한 변화다.
백두대간과 동해안, 낙동강 등 청정·힐링 관광 콘텐츠가 많은 경북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최적 여행지였다. 경북도는 이처럼 트렌드에 맞는 관광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키워가는 한편, 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관광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예를 들어 모바일 플랫폼에 맞는 102개 관광상품을 개발해 '경북나드리' 브랜드로 쿠팡, G마켓 등 12개 소셜커머스에서 판매하며, 여행 예약 플랫폼인 여기어때, 마이리얼트립 등과도 제휴해 경북관광 특별전을 추진한다.
-- 청정·힐링·안심 여행을 새 관광 트렌드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이번 차박 행사에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
▲ 아직은 코로나19가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사람들이 여행을 선택하면서 여행지가 얼마나 깨끗하고 안전한가를 고려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무엇보다 철저한 방역 소독과 거리 두기 등 안전수칙 준수에 중점을 뒀다. 행사가 열린 상주보 오토캠핑장이 '청정·힐링·안심'에 딱 맞는 곳임을 사람들이 직접 확인하게 하자는 게 목표였다.
이 밖에도 경북에서는 '클린·안심 관광캠페인', '덜식 문화운동', '안심 접시 사용 캠페인' 등을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 터미널, 휴게소 등지에 전담인력을 배치해 철저하게 방역을 하고 있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대되는 도내 관광지를 꼽자면.
▲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도시형 관광지, 대형 리조트, 테마파크가 아니라 이제는 산과 바다, 숲과 계곡이 대세다.
추천할 곳은 정말 많다. 백두대간 금강소나무길, 소백산 자락길, 영양 자작나무 숲, 영덕 벌영리 메타세쿼이아 숲길 등 숲을 소개할 수 있고, 한적한 여행을 즐기는 군위 한밤마을, 의성 산운 생태 마을, 영주 무섬마을 등 전통마을과 경주 양동마을, 안동 하회마을 등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역사 마을, 그리고 산사와 많은 명품 고택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미 차박 성지로 이름이 알려진 포항 땅끝 황토 오토캠핑장, 경주 바람의 언덕·문복산 캠핑장, 청송 얼음골 캠핑장, 울진 구산해수욕장도 가 볼 만하다.
-- 미래 경북관광의 비전을 제시한다면.
▲ 경북관광의 비전은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 경북'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북만이 가진 정체성, 바로 '한국 속의 한국, 진짜 한국의 DNA'를 널리 알리고 싶다.
특히 수많은 걸림돌을 헤치고 군위·의성이 공동유치한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이 2028년 본격적으로 하늘길을 열 것이다. 여기에 수려한 자연경관, 세계문화유산 같은 강점을 살리고, SNS와 플랫폼을 통한 마케팅을 펼쳐 경북 관광의 위기를 헤쳐나갈 것이다.
y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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