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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 친트럼프 매체들의 변심?…"품위있는 패배" 승복 촉구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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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 친트럼프 매체들의 변심?…"품위있는 패배" 승복 촉구 가세
애리조나 예측 보도로 트럼프 격노 산 폭스, '선거사기' 옹호 진행자 방송 방영 취소
'헌터의혹' 뉴욕포스트 "근거없는 음모론 멈춰야"…미언론 "민주주의의 회복" 평가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11·3 미국 대선에서 '선거 조작'을 내세워 불복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비판에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매체들마저 가세, 승복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부정하며 장기전 태세에 들어가자 차례로 등을 돌리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방송인 폭스뉴스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인 크리스 월리스는 7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주장은 점점 옹호하기 어려워질 것 같다"면서 "많은 공화당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미래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엮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지금 깨달으며 그와 멀어지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법적 조처를 할 권한이 있다"라면서도 "적어도 지금까지는 선거 결과를 바꿀 만한 심각한 사기의 정황이 없다"고 덧붙였다.
월리스는 지난 9월말 대통령 후보간 1차 TV토론 당시 진행을 맡은 당사자이기도 하다. 폭스뉴스 소속이지만 평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불만 대상이 되기도 했다.
폭스뉴스는 소속 진행자 지닌 피로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사기' 주장을 강력하게 옹호하자 그가 맡은 프로그램 방영을 취소하기도 했다고 인터넷매체 뉴스맥스가 전했다.
폭스뉴스는 대선 개표 과정에서 바이든 당선인의 경합 주 애리조나 승리를 가장 먼저 예측 보도해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대선 목전에서 이른바 '헌터 노트북'을 입수했다면서 바이든 당선자의 차남 헌터 바이든이 연루된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추가 의혹을 보도,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을 자처했던 보수 성향의 미 대중지 뉴욕포스트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님, 당신의 유산은 확고히 자리 잡았다. '도둑맞은 선거' 언사를 멈추시라"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이 매체는 지난달 26일에는 트럼프 지지를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사설에선 "트럼프가 자신의 유산을 지키려면 품위 있는 태도로 패배를 맞이해 공화당이 앞으로 나아가도록 단결시켜야 한다"며 승복을 요구했다.
이 신문은 "대통령의 보좌관들도 이 선거가 '도둑맞았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근거 없는 음모론을 밀어붙이는 행위는 민주주의와 국가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주장을 계속할 경우 "자신의 지지자들을 사회와 동떨어지게 하고 자신의 목소리도 하찮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해온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는 사설을 통해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에 민주주의의 회복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WP는 이날 '미국이여 감사하다. 조 바이든을 당선시킴으로써 우리 민주주의의 회복성이 증명됐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바이든의 승리와 트럼프의 패배는 미국 민주주의의 회복성에 대한 증거"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근거없는 소송과 선거 사기에 관한 거짓 주장으로 바이든의 승리를 불법으로 간주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NYT도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의 민주적 토대를 훼손하려고 최선을 다했다"면서 바이든의 승리에 대해 "독재 국가주의의 심연을 들여다본 미국인들이 벼랑 끝에서 물러서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선거 부정을 주장하는 트럼프는 증거를 대야 한다"라면서 개표가 끝나고 바이든 후보가 합법적으로 승리하면 격식을 갖춰 이를 인정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기간 내내 자신에게 비판적인 주류 매체들을 '가짜 뉴스'로 매도하며 갈등을 빚어왔다.
yo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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