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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비장애 무슨 상관이죠…게임에선 하나 되는데"
e스포츠협회,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서 5년째 장애 부문 개최
"장애 학생에게 게임은 성취감·열정 느낄 좋은 기회"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늘 친구들을 배려하면서 뒤에 머물던 아이가 주목을 받으면서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참 좋네요. 아이랑 게임을 더 자주 해야겠어요."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는 게임을 손에 쥔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e스포츠협회(KeSPA)가 주관한 '제12회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KeG) 장애 학생 부문에 참가한 학생들이 주인공이었다.
KeG는 2016년부터 장애 부문 경기를 따로 개최하고 있다. 2016∼2019년에는 넷마블 '모두의 마블' 종목으로 열렸고, 올해는 슈퍼셀의 '브롤스타즈'가 처음 종목으로 채택됐다.
발달장애 부문에는 경남 하동군 적량초등학교, 경남 함양군 마천초등학교, 경기 평택시 자란초등학교 학생들이 참가했다.
학교별로 장애 학생 1명이 비장애 학생 1명과 함께 대회에 나섰다. 학생들은 유튜브 등에서 브롤스타즈로 활동을 펼치는 인플루언서 1명과 함께 총 3명의 팀을 이뤘다.

학생들은 사뭇 진지한 태도로 경기에 임했다.
컨트롤에 집중하던 학생들은 승리를 거머쥔 후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거나 손뼉을 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발달장애 부문에서는 적량초에 다니는 손창혁(12)·손지호(9) 형제가 우승을 차지했다.
발달장애가 있는 창혁 군이 비장애 학생인 동생 지호 군을 묵묵히 이끌어 팀에게 우승 금메달과 상패, 상금을 안겼다.
창혁 군은 우승 소감을 묻자 "그저 좋다"며 씩 웃었다. 지호 군은 "나쁜 경험은 아닌 거 같다"며 "(상금으로) 닌텐도 스위치를 사고 싶다"고 말해 지켜보던 어른들을 웃겼다.
창혁·지호 군의 부모님 손재형·윤언선 씨는 "창혁이가 평소에 다른 친구들을 배려하면서 뒤에 머무는 편인데 자존감이 높아진 거 같고, 기뻐하는 모습을 오랜만에 봐서 좋다"고 말했다.
재형 씨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친구들하고 같이 게임도 하고 전략도 짰는데, 그러면서 오랜만에 친구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경험을 한 것 같더라"며 "활동에 소극적인 편인데 좋은 경험 같다. 아이들과 자주 게임을 해야겠다"며 웃었다.

적량초 정혜원 교사는 "장애 학생들은 성취감·자신감을 느낄 기회가 많지 않다"며 "게임은 장애·비장애 학생이 함께 어울리면서 즐거워하기 좋은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게임 대회를 통해 아이들이 무언가를 열심히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다는 교훈을 얻기를 바랐다"며 "게임 전략·기술을 생각하면서 사고력도 키워지고, 생각의 폭이 넓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를 도운 유튜버 '홀릿' 유성령 씨는 "브롤스타즈는 다양한 캐릭터와 능력을 잘 조합해야 이길 수 있는 게임이어서 학생들 사고력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많은 학생이 게임과 e스포츠에 꿈을 갖고 도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스포츠협회 관계자는 KeG 장애 부문 취지에 관해 "장애·비장애에 관계없이 e스포츠를 통해 선의의 경쟁을 하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대회"라며 "대회를 통해 승부욕·열정을 느끼고, 끝나고 나면 친구가 되는 모습을 매년 본다"고 전했다.
e스포츠협회는 장애 학생 부문을 KeG 정식 종목으로 격상해 지방자치단체 및 전국 단위 대회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더 많은 국산 게임이 장애인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접근성을 높인다면, 더 많은 이들이 게임과 e스포츠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hy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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