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요구 근절'…태국 경찰, 무작위 음주단속 중단·CCTV 녹화
경찰청장 "투명성 강화"…운전자는 휴대전화로 경찰관 촬영 가능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뇌물 논란이 적지 않은 태국 내 음주운전 단속과 관련, 경찰이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고 현지 언론이 6일 전했다.
태국 경찰은 지난 4일 밤 방콕 중심가인 통러 경찰서 앞에서 새로운 음주운전 단속을 시범 실시했다.
이번 조치는 수왓 짱욧숙 신임 경찰청장이 뇌물 및 갈취 논란을 줄이기 위해 기존의 무작위적인 음주단속을 중단하라는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일간 방콕포스트는 설명했다.
20m 길이 검문소에 12명의 교통경찰이 배치돼 음주단속에 나섰으며, 검문소 150m 앞에는 음주단속이 실시 중이라는 안내 표시등이 설치돼 있었다고 언론은 전했다.
특히 원뿔형 교통표지로 표시된 음주단속 구역은 4대의 폐쇄회로(CCTV)를 통해 녹화된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보다 작은 규모의 음주단속 검문소에는 경찰관이 9명 또는 7명이 근무하게 되지만 투명성 확보를 위해 어떤 경우라도 CCTV 녹화가 진행된다고 언급했다.
운전자는 원하면 사흘 전 녹화 분량까지 CCTV를 볼 수 있으며, 차량 내부를 수색하는 경찰관이 있으면 자신의 휴대전화를 사용해 이를 녹화할 수 있다.
또 음주운전 단속 과정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느끼면 핫라인(☎1559)으로 바로 신고할 수 있다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음주운전 단속에 나서는 경찰관의 경우, 반드시 이름과 직위가 적힌 배지를 달고 있어야 한다.
태국에서는 차나 오토바이 가릴 것 없이 아직도 음주운전이 흔한 편이다.
오후 10시 이전까지는 음주운전 단속이 없으니 술을 먹고 운전해도 괜찮다는 말도 공공연히 나온다.
태국 도로안전센터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과 올 초 연휴 기간 발생한 교통사고 10건 중 4건(39%)은 음주운전으로 인한 것이었다.
이러다 보니 일부 경찰이 무작위로 아무 곳에서나 음주운전 단속을 벌인 뒤 음주운전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아 챙긴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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