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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페북, 친트럼프 음모론 그룹 '도둑질을 멈춰라'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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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페북, 친트럼프 음모론 그룹 '도둑질을 멈춰라' 삭제
"폭력 촉구 양상 보였다"…경합주로 지지자 보내려 모금까지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페이스북이 5일(현지시간) 이번 미국 대선이 조작됐고, 민주당이 대선승리를 '훔쳤다'는 주장을 유포한 친트럼프 성향 그룹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를 삭제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도둑질을 멈춰라가 선거 제도의 권위를 실추시키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고, 점점 많은 구성원이 폭력을 촉구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삭제 이유를 밝혔다고 AFP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이번 대선과 관련해 폭력을 옹호하거나 부추기는 콘텐츠를 규제하고 있으며, 가짜뉴스 확산을 막기 위해 검열을 강화한 상황이다.
도둑질을 멈춰라 대변인은 그룹 삭제 결정에 "도리를 저버렸으며 차별적인 조치"라면서 "페이스북이 좌파 그룹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지 묻고 싶다"고 반발했다.
또 "페이스북은 보수단체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면서 "우리는 개표 과정을 믿지 못하는 국민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만들어진 페이스북 그룹 도둑질을 멈춰라는 부정 선거로 민주당에 대선 승리를 도둑질당했다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주장을 대변하고 있으며, 삭제 전까지 회원 약 36만5천명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그룹은 10초에 1천명씩 새 회원이 추가돼 불과 하루만에 몸집을 이같이 불렸다.
도둑질을 멈춰라를 이끄는 카일리 크레이머는 '미국 우선주의를 지지하는 여성들'을 운영하고 있으며, 공화당 내 극우세력인 '티파티' 활동가였던 에이미 크레이머의 딸이다.
크레이머는 이날 트위터로 "(민주당의) 도둑질을 막으려면 즉시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네바다, 애리조나, 위스콘신,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로 가야 한다"면서 경합주로 공화당 지지자들을 보내기 위해 모금을 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도둑질을 멈춰라는 선거 조작을 막으려면 현장으로 출동해야 한다고 회원들을 선동하고, 회원들에게 정부를 전복시키는 게 어떻냐는 등의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또 크레이머는 "좌파가 선거를 도둑질해가고 있고 소셜미디어는 (검열을)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정말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 그룹이 편파적이고 왜곡된 거짓 정보의 온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비영리조직 '변화의 색깔' 사무국장인 아리샤 해치는 "페이스북은 민주주의를 해치는 공격을 내버려 두고 조장해왔다"고 지적했다.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의 폴 배럿 교수는 "소셜미디어는 반민주적이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용납해선 안 된다"면서 도둑질을 멈춰라 삭제 조치를 반겼다.
'도둑질을 멈춰라(#StopTheSteal)'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트윗도 다수 올라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도 이날 도둑질을 멈춰라 해시태그를 달아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네바다, 조지아, 위스콘신에서 수많은 부정선거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경험자들은 제보해달라"고 말했다.

honk021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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