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8시간 막판 강행군…10곳 방문 예정·자정 넘기기도(종합)
'파우치 해고' 지지자 함성에 "선거 끝날 때까지만 기다려 달라"
하루 직선거리 3천700km 이동…"바이든, 경제 무너뜨릴 것" 맹비난
"개표 지연 부당해"…대선 후 우편투표 관련 소송 의향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안용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3 대선을 이틀 앞둔 1일(현지시간) 경합지역 5개 주를 돌고 자정이 지나서야 유세를 마치는 강행군을 펼쳤다.
여론조사에서 뒤진 트럼프 대통령은 현장 유세를 선거전 판세를 바꾸고 지지층 투표를 독려할 막판 비장의 무기로 보고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백악관을 출발한 뒤 미시간과 아이오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플로리다 등 남·북부의 5개 주를 연쇄 방문했다. 마지막 방문지 플로리다의 연설 예정 시각은 밤 11시이고 자정이 넘겨서야 마무리할 정도로 온종일 유세에 집중했다.
이날 이동 거리는 직선거리로만 따져도 2천300마일(약 3천700km)가량이다. 서울과 부산 간 직선거리(약 200마일)의 10배가 넘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부터 2일까지 48시간 동안 10곳을 누비며 유세전을 벌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 유세 전 기자들과 만나 "선거가 끝나고 한참 후에야 개표 결과를 알 수 있다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펜실베이니아 같은 곳에서는 선거 당일까지 우편투표를 처리조차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펜실베이니아는 대선일까지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 용지가 대선 사흘 뒤까지 도착하면 개표에 포함할 예정이다.
그는 자신이 '선거 당일 승리를 선언할 것'이라고 발언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부인했지만 "대선일 이후에 표를 집계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유세에서 지지자들이 정부의 방역 대책에 각을 세운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을 해고하라고 소리치자 "다른 사람에게는 얘기하지 말고 선거 끝날 때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해임 의사를 비쳤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 소장은 좋은 사람이지만 틀린 게 너무 많았다"며 "심지어 미국 전체를 봉쇄하기를 원한다"고 비판했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상징색인 붉은색에 빗대 선거 당일 붉은 물결을 볼 것이라며 "나는 선거일을 좋아한다. 여러분도 대부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사전투표에 민주당 지지층이 많이 참여한 것과 달리 선거 당일 현장투표에는 공화당 지지층이 대거 몰릴 것이라는 뜻으로,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한 것이기도 하다.
그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 "그는 자신이 지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고 자신감을 보이면서 "급진 좌파인 바이든이 집권한다면 경제를 무너뜨리고 부동산세처럼 내가 여러분에게 준 모든 것들이 끝장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바이든 후보가 흑인 지지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바이든에게 수십 년간 배신당한 것에 대해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을 보여주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들이 전날 텍사스에서 민주당 유세 버스를 포위하며 위협한 데 대해 "어제 우리 사람들이 하는 것을 봤느냐. 그들은 어제 버스를 보호하고 있었다"며 이들을 향해 "멋지다"(nice)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바이든 후보 지지층을 겨냥해서는 "어떤 기백도, 열의도 볼 수 없다. 아무것도 없다"며 자신의 지지층 열의를 높이 산다는 식의 태도를 취했다.
그는 앞서 트위터에 유세버스 위협 동영상을 게재하며 "나는 텍사스가 좋다!"라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우편투표가 사기투표라고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이 일부 주에 대해 대선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까지 유효투표로 인정키로 한 것과 관련해 소송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선거일 밤에 결과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변호사들과 협의할 것"이라며 이 문제에 관해 법적 이의 제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일 전날인 2일에는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등 4개 경합주에서 5번의 유세를 한다. 마지막 유세지는 2016년과 마찬가지로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후보도 선거운동 마지막 이틀간 집중 공략하는 펜실베이니아는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가 될 전망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 이곳에서 불과 1%포인트 이내 차이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앞섰다.
특히 펜실베이니아는 6일까지 도착하는 우편 투표를 인정해주기로 함에 따라 선거 3일 후 승패 결과가 뒤집힐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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