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학교→성당…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에 홍역 앓는 프랑스
코로나19 재봉쇄 앞두고 또 테러 발생…한 달 새 3차례 테러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다시 봉쇄를 앞둔 프랑스가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테러로도 몸살을 앓고 있다.
이슬람교를 창시한 예언자 무함마드를 풍자 소재로 삼은 만평에 품은 불만이 테러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어서다.
최근 한 달 사이 프랑스에서 이슬람 극단주의를 추종하는 이들이 저지른 테러는 3건에 달한다.
테러를 겨냥한 장소는 언론사, 중학교, 성당으로 점점 다양해지고 있으며, 범행 방식은 갈수록 잔혹해져 갔다.
앞선 두 차례 테러에만 한정하면 용의자들은 정부가 관리하는 테러위험인물이 아니었고, 특정 조직에 몸담고 있기보다는 개인적으로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9월 25일에는 파리 중심부에서 파키스탄 국적의 25세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체포됐다.
용의자는 무함마드를 만평으로 그린 샤를리 에브도에 복수를 하겠다며 옛 사옥을 찾아갔다가 근처에서 담배를 피우던 인근 방송사 직원 2명을 공격했다.
샤를리 에브도는 2015년 1월 무함마드 만평을 이유로 총기 테러를 당해 12명의 직원을 잃고 나서 사옥을 모처로 옮겼지만, 용의자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미성년자로 신분을 속인 채 2018년 프랑스로 넘어온 용의자는 사전에 테러를 계획하며 샤를리 에브도 편집국에 불을 지르려고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10월 16일에는 중학교에서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기 위해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학생들에게 보여준 역사·지리 교사가 참수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용의자는 체첸 출신 18세 청년으로 SNS에서 교사의 수업에 불만을 품은 학부모의 영상만 보고 일면식도 없는 교사를 찾아가 잔인하게 살해했다.
범행을 저지르기 전 용의자는 이슬람국가(IS)와 같은 테러 조직들이 활개 치는 시리아 이들립에 IP주소를 둔 누군가와 SNS로 연락을 주고받았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이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상대에게 이슬람을 믿는 국가로 이민 갈 기회 등을 물었던 용의자는 약 한 달 뒤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으며, 현장에서 도망치다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즉사했다.
이후 프랑스 정부는 SNS에 혐오 발언을 올리는 개인을 특정해 수사하고, 이슬람 극단주의와 연계가 의심되는 단체를 해산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세 번째 희생을 막지 못했다.
10월 29일 남부 휴양도시 니스의 노트르담 성당 안팎에서 발생한 흉기 테러로 최소 3명이 목숨을 잃고 여러명이 다쳤다. 피해자 1명은 역사 교사와 마찬가지로 참수를 당했다.
크리스티앙 에스트로지 니스 시장은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된 후에도 아랍어로 "신은 가장 위대하다"고 계속 외쳤다고 취재진에게 밝혔다.
용의자는 경찰이 쏜 총에 맞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대테러검찰청은 즉각 테러 혐의로 수사를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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