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술 허브' 선전시의 빌딩주들, 높은 공실률에 '골머리'
단기 임대·레저용 공간 제공 등 대책 마련 '비상'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개혁ㆍ개방 1번지'이자 '첨단기술의 허브'인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시의 A급 사무용 빌딩의 소유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중 무역전쟁 여파 등으로 공실률이 높아지자 골머리를 앓고 있다.
A급 사무용 빌딩의 소유주들은 주요 고객인 기술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임대 기간을 자유롭게 조절하거나 각종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유인책을 제시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선전시의 빌딩 소유주들이 높은 공실률 속에 기술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을 하면서 임차인에게 레저용 공간과 팬트리 공간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자문회사인 CBRE에 따르면 선전시의 A급 사무용 빌딩들은 약 240만㎡에 달하는 공간이 비어 있다.
홍콩국제금융센터(IFC) 빌딩 연면적의 약 13배에 달하는 공간이다.
또 다른 부동산 자문회사인 JLL에 따르면 10월 현재 선전시 A급 빌딩의 공실률이 27.8%에 달한다.
영국의 부동산 자문회사인 나이트 프랭크의 마틴 웡 선임 연구원은 선전시의 빌딩 소유주들이 코로나19 사태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맞는 기술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유인책을 제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입주사 직원들의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 레저 공간과 케이터링 서비스 공간을 제공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빌딩 소유주들에게 조언했다.
아예 일부 기술기업들이 빌딩 내 직원 식당 개설을 계약 조건으로 제시하자 빌딩 소유주들은 이에 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일부 빌딩 소유주들은 공실을 막기 위해 1년 미만의 단기 계약도 맺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 9월 26일로 경제특구 지정 40주년을 맞은 선전시는 중국의 개혁 개방 1번지이자 첨단기술 허브다,
개혁·개방 이전까지만 해도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선전시는 특구 지정 이후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면서 인구 1천300여만 명의 첨단기술 중심지로 도약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華爲)와 중국 최대 IT(정보통신) 기업인 텐센트(騰迅·텅쉰)를 비롯해 대형 통신장비업체인 ZTE(중싱), 세계 최대 드론 제조업체인 DJI(다장),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 등이 선전시에 둥지를 틀고 있다.
선전시의 경제 규모는 광둥성 성도인 광저우(廣州)는 물론 홍콩보다 크다. 작년 말 기준 선전시의 국내총생산(GDP)은 3천900억달러(약 465조원)로, 광저우와 주하이의 GDP를 합친 것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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