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중전회서 세계 환경 수호자 선언할듯"
탄소중립 선언에 이어 남극 해양보호구역 제안 전망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지난 26일 개막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19기 5차 전체회의(19기 5중 전회)를 통해 세계 환경 수호자를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하는 등 기후·환경 문제에서 국제 사회 리더 역할을 내팽개친 틈을 노려 중국이 국제 사회의 기후·환경·생태 논의를 이끌어갈 기회를 잡으려한다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오는 29일까지 열리는 19기 5중 전회에서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가 검토 중인 새로운 해양자원 보호구역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27일 보도했다.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등 25개국이 회원인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는 지난 9년간 동남극·웨들해·남극반도를 아우르는 약 400만㎢에 달하는 지역을 보호구역으로 설정하는 안을 논의해왔다. 해당 지역이 보호구역으로 설정되면 역사상 최대 규모 환경 보호 구역이 된다.
이 지역은 크릴 새우 남획과 기온 상승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보호구역 설정이 10년 가까이 성사되지 못했다.
어업이 주요 산업인 중국도 그간 이 안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국제 사회에서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 중국의 입장 변화를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SCMP는 "환경운동가들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유엔총회 화상연설에서 한 약속을 계기로 중국의 변화를 기대한다"는 표현으로 중국의 입장에 변화가 생겼음을 시사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달 22일 유엔총회 화상 연설을 통해 "2030년 전까지 탄소 배출량이 정점을 찍고 2060년 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도록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탄소 중립은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이다.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 중국이 '탄소 배출 제로'를 약속한 것은 처음이다.
시 주석은 또한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더 많은 법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SCMP는 "트럼프 행정부가 손을 떼면서 공백이 생긴 세계 환경 지도자 자리를 중국이 채우려 한다"고 밝혔다.
미 비영리재단 퓨 자선신탁의 해양 생물학자 니콜 브랜섬은 "이는 중국이 미국을 이어 세계의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첫번째 기회"라며 "특히 2011년부터 최장 기간 논의돼온 환경보호구역 설정 문제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의 언행일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말로는 남극 보호구역 설정 논의에 앞장서지만, 어업이 중요한 중국이 이를 실제로 실천하는 것은 다른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AFP통신도 중국 공산당이 이번 19기 5중전회에서 시 주석이 제안한 탄소 중립에 대한 세부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AFP는 "시 주석이 유엔총회에서 밝힌 야심찬 환경 선언은 중국의 역대 환경 선언 중 가장 구체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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