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를 부시라 불러"…바이든 치매설 부추긴 '악마의 편집'(종합)
대담에서 "4년 더하면, 조지, 어, 조지…" 말더듬
공화당 영상 유포…트럼프 "내 이름도 기억못해"
바이든 측 "인터뷰 진행자 이름 '조지' 부른 것" 항변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장재은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으로 잘못 지칭하는 듯한 영상 때문에 논란이 불거졌다.
그간 바이든 후보의 정신건강 이상설을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를 호재로 여겨 공세를 퍼부었으나 바이든 선거캠프는 거두절미식 편집으로 조작된 거짓선동이라고 항변했다.
바이든 후보는 25일(현지시간) 열린 화상대담 행사에 참석해 "내가 출마해서가 아니라 내가 맞서고 있는 인물 때문에, 이번 선거는 가장 중대한 선거"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의 성격이 말 그대로 투표용지에 달려있다. 우리는 어떤 나라이고 싶은가? 4년 더 한다면, 어, 조지, 어, 조지, 어, 우리는, 어(Four more years, uh, George, uh, George, uh, we, uh), 트럼프가 재선되면 다른 세계에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가 중간에 더듬거린 부분을 두고 트럼프 선거캠프는 조지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지칭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측은 바이든 후보가 "조지가 4년 더하면, 어, 조지, 어, 그는, 어(Four more years of George, uh, George, uh, he, uh), 트럼프가 재선되면 다른 세계에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바이든 후보의 말실수를 노리고 있던 공화당은 곧바로 이를 파고들어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치매설에 다시 불을 댕겼다.
공화당 스티브 게스트 신속대응국장은 트위터에 "바이든이 트럼프 대통령을 조지 W. 부시와 혼동했다"는 문구와 함께 영상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도 26일 트위터에 "조 바이든이 어제 나를 조지라고 불렀다. 내 이름을 기억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가짜뉴스 카르텔은 덮어주느라 여념이 없다!"고 썼다.
그러나 바이든 선거캠프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대담을 부분적으로 짜깁기해 사안을 왜곡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 대담에는 코미디언 조지 로페스와 정치 해설가 애나 나바로가 참석했는데, 바이든 후보는 로페스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로페스의 이름인 조지를 두 차례 불렀다는 것이다.
바이든 후보의 대변인인 앤드루 베이츠는 "흔한 관행처럼 바이든 후보는 그 행사의 인터뷰 진행자인 조지 로페스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에 밝혔다.
WP는 게스트 국장이 게재한 영상이 악의적으로 편집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행사 참석자 세 명을 동시에 보여주던 화면이 바이든 부부가 나오는 화면으로 바뀌는 순간을 발언 시작점으로 삼아 바이든 후보가 로페스가 아닌 방청객들에게 '조지'를 제삼자로 언급한 것처럼 꾸몄다는 것이다.
WP는 팩트체크 기사에서 "바이든은 조지 W. 부시와 도널드 트럼프를 혼동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게스트 국장은 WP가 바이든 선거캠프의 지시에 따라 바이든 후보가 실제로 한 말을 은폐하려고 한다고 반박했다.
어린 시절부터 말 더듬는 습관이 있었던 바이든 후보는 잦은 말실수가 약점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 8월 전당대회 당시 자신의 극복 경험을 같은 증상이 있는 13세 소년에게 나누는 영상으로 감동을 주기도 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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