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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비용 수업료는 냈지만'…현대·기아차 3분기 '선방'(종합)
품질비용 빼면 시장 기대보다 양호한 성적표
현대차, IFRS 도입 이후 10년만에 첫 분기 적자…해외 판매는 15% 감소
G80·그랜저·카니발 등 고부가제품 효과로 매출액 증가…코로나 재확산 우려 여전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권희원 기자 = 현대·기아차[000270]가 올해 3분기에 3조원대의 대규모 품질 비용을 반영했음에도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를 내놨다.
현대차는 3천억원대로 적자를 막았고, 기아차는 2천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내수 시장에서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과 신차 판매 효과 등으로 이미 바닥을 찍고 회복세를 보이며 충격을 견뎌내는 모습이다.


◇ 품질 비용 빼면 '선방'
현대차는 올해 3분기 3천1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고 26일 공시했다.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분기 적자를 냈다.
다만 예상보다 적은 손실액에 시장 충격은 적은 편이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보합권을 유지하던 현대차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상승해 전날보다 2.69% 상승한 채 마감했다. 기아차 주가 역시 3.68% 올랐다.

실적 발표에 앞서 이미 세타2 엔진 추가 충당금 등의 품질 비용으로 2조1천352억원을 반영하겠다고 알린 터라 적자 전환은 사실상 이미 예고된 것과 마찬가지다.
기아차는 1조2천592억원의 품질 비용 반영에도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 1천952억원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9일 이 같은 사실을 공시하고, 공식 실적 발표에 앞서 이례적으로 주요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시장 충격 최소화에 나섰다.
양사 모두 품질 비용 반영분을 제외하면 실제로 3분기 영업이익은 오히려 기존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 넘는 수준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현대차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9천458억원으로, 일각에서는 작년 4분기 이후 3분기 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현대차의 3분기 국내외 판매는 99만7천842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9.6% 감소했지만, 매출액은 27조5천758억원으로 2.3% 증가했다.
특히 국내의 경우 G80의 판매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4% 늘고, 그랜저와 팰리세이드가 각각 120%, 90% 증가하는 등 고부가제품의 판매가 늘며 실적을 견인했다.
제네시스의 판매 비중은 작년 동기 대비 6.8%포인트 상승한 14.3%를 기록했다.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도 팰리세이드의 판매가 85% 늘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비중이 9.3%포인트 상승한 64%에 달하는 등 제품 믹스 개선(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효과를 봤다.
영업이익을 요인별로 보면 물량 감소로 2천300억원이 줄었지만, 믹스 개선(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효과가 7천780억원에 달했다.
현대차의 3분기 누계 기준(1∼9월) 경영실적은 판매 260만5천189대, 매출액 74조7천543억원, 영업이익 1조1천403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아차의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5% 증가한 42조2천575억원, 영업이익은 44.7% 감소한 7천848억원으로 집계됐다. 누적 경상이익은 7천252억원, 당기순이익은 5천260억원이다.
기아차의 경우 K5와 쏘렌토, 카니발 등 신차와 레저용차량(RV) 중심 판매 믹스 개선 효과를 봤다. 특히 RV 판매 비중이 전년 대비 9.1%포인트 증가하며 역대 최고 수준인 57.8%를 기록, 매출 증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 해외 수요 감소세 여전…수익성 방어 주력
그나마 내수 시장은 안정적이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른 글로벌 수요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우려 요인이다.
현대차의 경우 해외 시장에서 3분기 인도(13.9%)와 러시아(10.7%)에서의 판매는 증가했지만, 중국(-31.0%), 북미(-11.1%), 유럽(-2.4%), 중남미(-34.2%)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여전히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2분기와 비교하면 주요 국가의 봉쇄 조치가 완화하며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 재확산 우려와 신흥 시장의 판매 부진 등이 지속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원달러 가치가 작년 3분기 1천193원에서 올해 3분기 1천189원으로 상승하는 등 원화 강세의 비우호적 환율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신차와 SUV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한 믹스 개선, 지역별 판매 정상화 방안 추진 등을 통해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방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김상현 현대차 재경본부장(전무)은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에도 신차 효과를 기반으로 이익 개선과 점유율 상승 노력을 이어가며 경영환경 악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이를 통해 이번 손익 차질분을 최대한 만회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차는 중국 시장 회복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신형 엘란트라와 중국 전용 SUV인 ix35 상품성 개선 모델을 선보이는 데 이어 내년 중국 시장에 미스트라와 투싼 등 4개 차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중국 제네시스 브랜드 공식 론칭도 예정됐다.
이번에 적자를 감수하고도 대규모 품질비용을 반영했듯 반복적인 품질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전사 차원의 개선 방안을 수립하는 동시에 시장에서의 품질 문제를 조기에 감지해 개발 단계에서부터 개선 방안을 적용할 수 있도록 업무 체계를 개선할 방침이다.
또 전기차 전용 브랜드인 아이오닉을 출범하고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차 경쟁력을 활용해 미래 전동화 시대를 선도하는 브랜드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역시 최근 주요 신차의 출시가 집중되는 '골든 사이클'에 진입한데다 RV 등 고수익 차종 비중을 크게 높인 제품 믹스 개선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는 연초 발표한 '플랜 S' 계획에 따라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통해 친환경차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하고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 분야에서 역량을 제고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 내 '게임 체인저'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주우정 기아차 재경본부장(전무)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K7이나 스포티지 후속모델, 전기차 전용 CV 등이 출시될 예정"이라며 "수익성 개선에 내년부터 본격화될 브랜드 리론칭 부분까지 가세한다면 충분히 추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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