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마두로 '정적' 야권 유력인사, 스페인으로 망명(종합)
18개월 대사관저 도피생활 끝 탈출…"베네수 국민 위해 계속 싸울 것"
(서울·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고미혜 특파원 =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맞서던 베네수엘라의 야권 유력 정치인이 스페인으로 망명했다.
스페인 외무부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스페인 대사관저에 머물던 레오폴도 로페스가 오늘 마드리드에 도착해 가족들과 재회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대사관저를 떠난 결정은 개인적이고 자의에 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페스는 베네수엘라의 영향력 있는 야권 인사로,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정치적 멘토이기도 하다.
반정부 시위 조직 혐의로 2015년 14년형을 선고받고 3년간 복역한 후 가택연금 상태가 됐던 그는 지난해 4월 가택연금에서 탈출해 과이도 의장과 일부 군인들이 벌인 군사 봉기 시도에 가담했다.
군사 봉기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자 로페스는 당국의 추적을 피해 스페인 대사관저로 피신했다. 그의 부친 레오폴도 로페스 힐은 스페인의 유럽의회 의원이다.
함께 피신했던 로페스의 아내와 딸은 지난해 5월 먼저 스페인으로 갔으나, 그는 망명을 거부한 채 1년 반 동안 대사관저 도피 생활을 이어갔다.
로페스가 경비를 뚫고 어떻게 대사관저를 탈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AP와 로이터통신 등은 로페스의 측근을 인용해 그가 카리브해 섬 아루바나 콜롬비아 등 제3국을 거쳐 스페인으로 갔다고 보도했다.
로페스는 스페인 도착을 앞두고 지난 24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베네수엘라 국민을 향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망명의 변을 전했다.
그는 "어디에 있든 싸울 것"이라며 "베네수엘라 국민의 자유를 위해 쉬지 않고 밤낮으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로페스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자유를 되찾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며칠 내로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과이도 의장은 트위터에서 마두로를 향해 "당신은 아무것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당신의 억압적인 기관들을 비웃으며 레오폴도 로페스를 베네수엘라 밖으로 빼내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로페스의 탈출이 마두로 정권과의 협상 결과라는 의혹도 일부 제기됐지만, 로페스의 측근들은 이를 부인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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