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리 퇴진요구 시한 넘기자 대규모 반정부 집회(종합)
의회 정국논의 하루 앞두고 결집…국왕은 군주제 지지파 격려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태국 반정부 집회 주최 측은 25일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퇴진요구 시한을 넘겼다며 방콕 도심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방콕 최중심 상업지구인 랏차쁘라송 네거리에는 수천명의 반정부 시위대가 몰려 '쁘라윳 퇴진'을 외쳤다.
참석자들은 또 군부 제정 헌법 개정, 군주제 개혁 등을 요구했다.
집회 주최 측인 '자유 청년'과 '탐마삿 시위 연합 전선'은 쁘라윳 총리에게 현지시간으로 24일 오후 10시까지 퇴진할 것을 요구했으나, 쁘라윳 총리는 이를 공식 거부하고 의회에서 해법을 찾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반정부 집회 주최 측은 의회가 정국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한 특별 회기(26∼27일)를 하루 앞두고 세력을 결집했다.
주최 측은 또 26일에는 태국 주재 독일대사관을 향해 행진하겠다고 밝혔다. 독일은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이 평소 상당 기간 체류하는 국가여서 군주제 개혁 이슈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집회 주최 측은 지난 24일에도 방콕과 9개 주(州)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반면 왕실 지지자 수십명은 25일 의회 앞에 몰려 군주제 개혁을 의제에서 뺄 것을 요구하며 밤을 새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와치랄롱꼰 국왕은 지난 23일 밤 왕궁 앞에 모인 수천 명의 왕실 지지파를 격려했다.
와치랄롱꼰 국왕은 이 자리에서 특히 지난 21일 반정부 집회 때 푸미폰 아둔야뎃(라마 9세) 전 국왕의 사진을 들고 있었던 지지자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매우 용감하다"며 감사의 뜻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와치랄롱꼰 국왕은 지난 15일 한 행사에서도 "태국은 국가를 사랑하고 군주제를 사랑하는 이들을 필요로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태국의 반정부 집회는 지난 2월 대학생 등 젊은층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 야당인 퓨처포워드당(FFP)의 강제 해산으로 촉발됐고, 현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7월부터 다시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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