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파괴 비판에 아마존으로 외교관들 초청한 브라질 대통령
보우소나르 "불에 타 황폐해진 땅 1㏊도 볼 수 없을 것"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를 부인하면서 각국 외교관들을 현장에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2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외교관 양성 학교 졸업식에 참석,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황폐한 땅이 없다면서 이를 확인하기 위해 각국 외교관들의 현장 방문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외교관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불에 타 황폐해진 땅을 단 1㏊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북부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시에서 호라이마주 보아 비스타시까지 아마존 열대우림 상공을 1시간 30분가량 비행하는 프로그램을 제의했다.
앞서 유럽의회 의원들은 지난 6월 브라질 하원에 서한을 보내 유럽연합(EU)-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환경 문제를 주요 기준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독일, 덴마크,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영국, 벨기에 등 유럽 8개국은 아미우톤 모우랑 부통령에게 삼림 파괴를 우려하는 서한을 보내 브라질산 제품에 대한 보이콧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자 모우랑 부통령은 유럽 국가 대사들을 아마존 열대우림으로 초청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후 다른 나라 대사들도 초청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외교관 초청이 실제로 이뤄져 아마존 열대우림의 실태를 파악하는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말과 달리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를 수시로 경고하고 있다.
연구소에 따르면 1∼9월 기준 올해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생한 화재는 7만6천30건으로 2010년의 10만2천409건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다.
2018년에는 4만6천968건이었으나 보우소나루 정부 첫해인 지난해 6만6천749건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더 늘었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볼리비아·콜롬비아·에콰도르·가이아나·페루·수리남·베네수엘라·프랑스령 기아나 등 9개국에 걸쳐 있다.
전체 아마존 열대우림 가운데 브라질 9개 주에 걸쳐 있는 지역을 '아마조니아 레가우'(Amazonia Legal)로 부르며, 국토의 59%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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