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라고스 일부 소요 지속…미국도 강경진압 비판
부하리 대통령 "군, 법의 테두리에서 활동해야…무질서는 우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나이지리아 최대도시 라고스 일부 지역에서 22일(현지시간) 소요가 계속된 가운데 총성이 울리고 교정시설 한 곳이 불탔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 20일 평화적 시위대에 대한 무차별 총격이 국제사회의 공분을 자아낸 가운데 미국도 나이지리아의 강경진압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날 라고스 중부 번화가 이코이 구역에 있는 구금 시설에서는 총격 소리와 함께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목격됐다.
경찰은 폭도들이 공격을 했지만 불길은 잡았다면서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인구 1천400만명의 라고스 다른 지역에서 거리는 텅 비고 상점들은 문을 닫았다.
주민들은 대체로 정부의 통금령을 준수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무함마두 부하리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방장관, 경찰 지도부 등으로 이뤄진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바가나 몬구노 국가안보보좌관은 부하리 대통령이 치안을 담당한 보안군에 "법의 경계 안에서" 활동하라면서, 가능하면 시위와 폭력 대응에 최대한 자제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몬구노 보좌관은 그러나 대통령이 무질서와 무법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시위 중인)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운만 믿고 쓸데없는 위험한 짓을 하다가는 원치 않는 이슈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부하리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저녁 방송으로 대국민 담화를 할 예정이라고 한 대변인이 성명에서 밝혔다.
군부 출신인 부하리 대통령은 그동안 평화적 시위대에 가해진 총격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비판을 받아왔다. 아울러 총격을 자행한 것으로 지목된 군경은 이를 '가짜뉴스'라며 부인해왔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지난 20일 라고스 레키 톨게이트 부근에서 총에 맞아 숨진 사람은 최소 12명이고 10월 초부터 2주 넘게 이어진 경찰 가혹행위 항의 시위에 대한 유혈진압으로 전국적으로 5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총격 사건 이후 시위는 특히 과격해졌다.
예미 오신바조 부통령은 총격 사건 희생자와 지난 며칠간 소요 와중에 숨진 경찰과 다른 이들에 대해 "전심으로 애도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22일 나이지리아 군이 과도한 폭력을 사용했다면서 이를 규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우리는 보안군의 공권력 남용에 대한 즉각적 조사를 환영한다"면서 "관련자들에 대해 나이지리아 법에 따라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역내기구 아프리카연합(AU)도 이날 폭력사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모든 당사자가 "대화를 우선"하라고 당부했다.
유엔, 유럽연합(EU), 영국 등도 총격을 자행한 자들에 대한 문책을 요구했다.
총격에 항의하는 동조 시위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영국 런던에서도 벌어졌으며 비욘세 등 유명 연예인들도 저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의를 호소했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