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 인디언 비하"…디즈니 고전에 인종차별 경고 딱지
디즈니 "사람·문화에 대한 부정적 묘사로 잘못된 고정관념 담아"
아기 코끼리 덤보도 '흑인 조롱' 장면으로 경고문 부착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1950년∼70년대에 제작된 디즈니의 고전 애니메이션에 인종차별 경고 딱지가 붙었다.
디즈니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방영하는 '피터 팬'(1953년), '아기 코끼리 덤보'(1941년) '아리스토캣'(1970년) 등 고전 애니메이션 3편에 인종차별 경고 문구를 부착했다고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디즈니는 또 실사영화 '로빈슨 가족'(1960년·원제 스위스 패밀리 로빈슨)에도 같은 경고 문구를 넣었다.
디즈니에 따르면 이들 애니메이션과 영화는 "이 프로그램은 사람이나 문화를 부정적으로 묘사하거나 학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경고 문구로 시작한다.
디즈니는 경고문에서 "이러한 고정 관념은 당시에도 잘못됐고, 지금도 잘못됐다"며 "우리는 이런 콘텐츠를 제거하기보다는 유해한 영향을 인정하고, 그로부터 배우고 대화를 촉발해 더 포용적인 미래를 함께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피터 팬이 인디언 원주민을 '레드스킨'으로 비하했고,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인디언 머리 장식 춤은 원주민의 문화와 이미지를 조롱했다고 밝혔다.
또 덤보에서는 얼굴이 검게 그을리고 누더기를 걸친 백인이 남부 농장의 흑인 노예를 흉내 내고 조롱하는 장면이 등장하고, 덤보를 도와주는 까마귀 한 마리가 인종차별적 이름인 '짐 크로'를 사용해 경고 딱지가 붙었다.
짐 크로법은 과거 남북전쟁에서 패한 미국 남부 주(州)들이 흑인을 지속해서 차별하기 위해 만든 법으로, 공공기관에서 백인과 흑인을 분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아리스토캣에선 눈꼬리가 치켜 올라가고 뻐드렁니를 가진 과장된 얼굴 형태의 고양이와 서투른 영어 억양으로 젓가락을 사용해 피아노를 치는 고양이가 등장해 아시아 사람들을 인종차별적으로 묘사했다고 지적받았다.
로빈슨 가족에서는 해적을 '노란색과 갈색의 얼굴을 가진 야만인'이라는 고정관념으로 묘사해 경고 문구가 부착됐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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