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항공업 언제 볕드나…코로나19 재확산에 비관론 확산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재확산하는 가운데 세계 항공 여객 수요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퍼지고 있다.
18일 블룸버그, 로이터, dpa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 최고경영자(CEO) 스콧 커비는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애널리스트들에게 설명하면서 항공업이 앞으로 적어도 12∼15개월은 힘들고 기업 출장 수요는 2024년까지 반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국내선 항공 탑승객 수는 여전히 작년의 3분의 1 수준이고 국제선은 감소 폭이 더 큰 상황이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코로나19 백신이 광범위하게 보급되기 전에는 항공 여행 수요가 작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백신이 일반화되더라도 코로나19 이후 대거 내보낸 직원들을 바로 원상으로 회복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이 회사 임원들은 전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올해 초 직원 1천300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추진한 데 이어 사무직 1천400명을 더 내보낼 것이라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또 델타항공 에드 배스천 CEO도 지난 14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항공 수요가 정상화되기까지 "2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아메리칸 항공의 CEO 더그 파커는 지난달 CNN과 인터뷰에서 단기간에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면서 "승객들이 언제쯤 항공 여행을 안전하게 여길지 내년 봄 무렵에는 조금 명확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뿐만 아니라 주요국 교통 당국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싱가포르 옹 예 쿵 교통부 장관은 지난 15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항공산업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적어도 2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이 널리 적용되더라도 해외를 방문해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겨야 (항공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연히 항공기 제조 수요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잉과 에어버스는 9월에 한 대도 신규 계약을 하지 못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FRA의 애널리스트 콜린 스카롤라는 "내년 여름까지는 항공업이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낙관론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에미레이트항공의 클락 사장은 "나는 '뉴노멀'을 믿지 않는다"면서 "수요는 갑자기 회복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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