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사장 "월성1호기, 감사원이 책임 물으면 책임지겠다"(종합)
"경제성 평가 조작" 야당 공세에 "감사원 결과 기다려달라"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윤보람 기자 =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15일 월성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 감사원이 책임을 물으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이 '감사원 감사 결과 월성1호기 조기 폐쇄가 타당하지 않다고 결론이 날 경우 사장도 책임져야 한다'는 지적에 "법리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면 당연히 지겠다"고 답했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이 '책임질 일이 있으면 사퇴하겠다는 뜻으로 들었다'고 거듭 확인하자, 정 사장은 "제가 책임져야 한다면 반드시 진다고 말씀드렸다"면서도 "감사원 결과를 기다려보자"고 했다.
권 의원이 '취임 전부터 월성1호기 조기폐쇄와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등을 언급했는데, 청와대나 정부와 미리 교감했느냐'고 물은 데 대해서는 정 사장은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정 사장은 "(월성1호기 조기 폐쇄는) 정부 정책에 대한 협조, 규제환경, 사회적 수용성, 경제성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면서 "불확실성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중단 결정했고, 이사회에서 그렇게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권 의원이 "정권은 5년 단임제인데, 다음 정권에서 정부 정책이 또 다른 방향으로 간다면 또 거기에 따라갈 것이냐"라고 물었다. 이에 정 사장은 "공기업은 정부 정책에 협조해야 하는 기관"이라고 답했다.
이날 국감장에는 탈원전반대시민모임에서 활동하는 박성덕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박사가 야당 측 참고인으로 나와 월성1호기 조기폐쇄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경제성 평가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박사는 내부고발자로부터 받았다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내용을 근거로 "회계법인의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 초안에 대해 산업부, 한수원, 회계법인 관계자가 두 차례 회의하면서 경제성 평가에 사용된 입력 변수를 바꾸자는 내용을 논의했다"며 "그 결과 초안에서는 경제성 평가 수치가 1천778억원이었지만 최종안에서는 224억원으로 낮아졌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경제성 평가 조작에 산업부와 한수원이 개입한 정황이 분명하게 나타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정재훈 사장은 "실무자 간 회의한 것을 CEO가 다 알지는 못한다"면서 "조작이라는 표현까지 쓰셨는데, 감사 결과가 곧 나오니 기다려주셨으면 한다"고 답변했다.
정 사장은 또 "탈원전으로 태양광, 풍력에 기웃거리는 한수원은 '한수태'로 기업명을 바꿔야 할 것"이라는 엄태영 의원의 발언에 "모욕적인 말씀이다. 한수원에서 원전 비중이 97%라는 점을 참고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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