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똥이 휴대전화 방사선 막는다?"…인도서 이색 칩 출시
정부 유관 단체서 선보여…모디 정부 출범 후 관련 연구 지원 강화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소를 신성시하는 힌두교도가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인도에서 암소의 똥으로 만든 휴대전화 방사선 차단 칩이 출시됐다.
13일 ANI통신 등 인도 언론과 AFP통신에 따르면 인도의 국가암소위원회는 전날 이런 제품을 선보였다.
소 보호와 관련 산업 현대화를 목표로 내세운 국가암소위원회는 지난해 인도 정부에 의해 설립됐다.
이 위원회의 발라브바이 카티리아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암소의 똥에는 방사선 차단 효능이 있다"며 "이 칩을 휴대전화에 부착하면 방사선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제품에 대한 과학적 검증도 이뤄졌다"며 "칩의 가격은 약 100루피(약 1천560원)"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과학 검증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냉소적인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카티리아 회장의 주장이 맞는다면 노벨상을 줘야할 것", "소똥으로 목욕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막을 수 있다더니 이번에는 휴대전화 방사선이냐"라고 국가암소위원회 측을 비난했다.
힌두교도는 암소를 어머니 같은 존재로 신성시하며 암소에서 나온 것들은 무엇이든 특별한 효능을 가졌다고 믿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는 소의 똥과 오줌으로 만든 약과 비누 등도 팔리고 있다.
인도에서는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이 집권한 후 힌두민족주의 분위기가 사회 전반적으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
강경 힌두민족주의자들은 암소 보호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이른바 '암소 자경단'이 소 도살을 막는다는 이유로 소를 운반하거나 가공하는 이를 공격하고 살인하는 일도 급증했다.
모디 정부도 소의 똥과 오줌을 제품으로 활용하는 연구에 수백만달러를 배정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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