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방식 바꾼다더니…롯데지주 주1회 재택근무 '유명무실'
의무 시행에서 자율로 바꿔…계열사들도 뒤따를 듯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롯데지주가 "일하는 방식을 바꾸겠다"며 지난 5월 말 도입한 임직원 대상 주 1회 재택근무가 4개월여 만에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1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주 1회 의무 재택근무제를 추석 연휴 이후부터 자율적으로 하도록 방침을 바꿨다.
앞서 롯데지주는 5월 25일부터 임직원 누구나 주중 원하는 요일 중 하루를 선택해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당시 롯데지주는 "신동빈 회장이 임원회의에서 재택근무 경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근무환경 변화에 따라 일하는 방식을 바꿀 것을 주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따른 일시적인 조치가 아닌 상시 제도라는 점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일본 출장 후 5월 귀국해 자가격리하며 재택근무와 화상 회의 등으로 그룹 현안을 챙기는 과정에서 비대면 회의나 보고가 생각보다 효율적이라고 평가하며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지주의 주 1회 재택근무제는 대기업이 시대 변화에 맞춰 선제적으로 근무 환경을 바꾼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후 롯데쇼핑 등 일부 계열사들도 비슷한 제도를 도입했고 직원들 사이에서는 호평이 이어졌다.
그러나 '의무' 적용에서 '자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바꾸면서 근본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바꾼다는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지주의 제도 변화에 따라 계열사들의 재택근무제도 역시 '원상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 계열사의 한 직원은 "자율 사용이라고 하지만 누가 재택근무하겠다고 할 수 있겠느냐"라며 "제도가 없어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향후 질병 확산 여부에 따라 근무 형태는 가변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상황과 상관없이 재택근무를 포함한 일하는 방식 혁신을 위해 보다 나은 형태의 변화를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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