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에 납치된 후 10시간만에 탈출한 호주 7살 꼬마의 기지
당황하지 않고 숨어있다 인근 주택에 도움 요청
"낯선 집 문 두드려 매우 침착하고 용감해"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호주 7살 아이가 차 뒷좌석에서 잠든 사이 집에서 20㎞나 떨어진 곳으로 납치됐으나 침착하게 잘 대처해 10시간 만에 다시 엄마 품으로 돌아왔다.
13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조셉 이튼이라는 7살 소년은 지난 10일 가족과 차를 타고 여행을 갔다가 오후 8시 40분께 호주 퍼스의 집에 도착했으나, 깊은 잠에 빠져 계속 차 안에 남아있었다.
아이 엄마는 당일치기 여행의 운전으로 멀미와 피로가 누적돼 둘째 아들만 데리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첫째 아들은 당연히 따라올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그러나 차량 시동을 켜놓은 채 집으로 들어갔고, 절도범이 나타나 재빠르게 차량을 훔쳐 달아났다. 뒷좌석에서 잠들었던 이튼은 얼떨결에 납치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튼은 중간에 잠에서 깨 도둑에 납치되는 상황을 인식했고, 도둑도 한 차례 뒷좌석을 돌아보긴 했으나 밤 중이라 아이가 있는 것을 알아차리지는 못한 듯했다.
나이 어린 이튼의 기지는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발휘됐다. 그는 울거나 당황하지 않고 도둑이 차를 세울 때까지 침착하게 몸을 숨기고 있었다.
이후 도둑이 차에서 나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도 바로 차에서 나가지 않고 새벽까지 기다린 후 가장 가까운 가정집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이튼이 문을 두드린 시각은 오전 5시 45분으로 다소 일렀지만 역시 두 아이의 엄마였던 여성은 놀라면서도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이튼은 "길을 잃었어요. 여기가 어디인지 모르겠어요"라며 도움을 요청했고, 여성은 곧바로 경찰을 불렀다.
이 여성은 "같은 엄마 입장에서 아이의 그런 모습을 보는 건 악몽과도 같았다"며 "이튼이 모르는 집 문을 두드린 건 엄청나게 용감한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이튼은 경찰의 도움으로 결국 10시간 만에 다시 엄마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차량을 훔친 남성은 아직 체포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당시 감시카메라에 포착된 범인의 모습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yo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