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얽힌 제주남단 하늘길, 관제권 한국 일원화 서둘러야"
올해 4월 한중 관제 직통선 구축 불구 일본 '추가논의' 주장에 일원화 지연
관제권 얽혀 사고 위험…박영순 의원 "합의안 조속히 이행돼야"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한중일 3국의 관제권이 얽혀 사고 우려가 큰 제주남단 하늘길의 교통정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남단 하늘길의 관제권을 한국이 맡기로 한 당사국 간 잠정 합의에 따라 조속히 일원화가 마무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영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제주남단 항공회랑 관제권 협상 진행 상황'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은 올해 4월 인천∼상하이 구간의 음성통화 시험을 완료하고, 관제 직통선을 구축했다.
항공회랑은 항공로 설정이 곤란한 특수 여건에서 특정 고도로만 비행이 가능한 구역을 지칭한다. 제주남단의 항공회랑의 관제권 사안은 한중일 3국이 지난해 11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이사회에서 잠정 합의가 이뤄졌는데, 음성통화 시험이나 직통선 구축은 잠정 합의안에 따른 후속 조처다.
잠정 합의를 통해 3국은 ▲ 한일 관제 중첩구간의 관제 일원화 ▲ 한중 관제 직통선 설치 ▲ 중·일 노선 항로 복선화 등 개선 방안을 도쿄 올림픽이 열릴 예정이던 올해 7월까지 추진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에 따라 한일 양국은 제주남단 항공회랑 관제권을 도쿄올림픽 이전까지 한국으로 일원화하기로 했지만 진행 상황은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관제 일원화 진행이 더딘 것은 일본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한중일 3자 대면을 통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한중일 3국이 '제주남단 항공회랑 안전강화 방안'에 대한 잠정 타협안을 ICAO 사무총장에게 보고한 만큼 일본은 합의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며 "이에 따라 한중 관제 직통선 구축도 완료된 만큼 관제권을 조속히 한국으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되레 코로나19로 항공 교통량이 큰 폭으로 감소한 지금이 관제권을 정상화할 최적기"라고 강조했다.
제주남단 항공회랑은 한중일 관제권이 얽혀있고 항공 교통량이 늘면서 사고 위험도 커가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6월 30일 제주를 떠나 중국 상하이로 향하던 중국 길상(吉祥)항공 비행기가 근접 비행하는 중국 동방(東方)항공 여객기를 피해 급히 고도를 낮추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 2018년 7월에는 미국 페덱스 항공기가 관제 지시 없이 고도를 올려 인근을 지나던 한국 국적기 2대와 마주칠 뻔한 상황도 있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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