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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통통] 사라진 거리두기…'호수보러 갔더니 사람 구경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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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통통] 사라진 거리두기…'호수보러 갔더니 사람 구경만'
항저우 시후에 인파로 호수 꽉 메워…마스크 착용 드물어
상하이 와이탄도 북새통…"중국이 가장 안전해요" 자신감


(항저우·상하이=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런타이 둬러(人太多了·사람이 너무 많다)'
14억명의 인구가 사는 중국은 자금성(紫禁城), 톈안먼(天安門) 등 전국의 어떤 관광지를 가나 사람들이 넘치기로 유명하다.
특히, 경제 발전으로 지갑이 두둑해진 중국인들이 본격적으로 국내 여행에 나서면서 평일에도 유명 관광지는 몸살을 앓아왔다.
하지만, 지난 1월 우한(武漢)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규모로 발병하면서 그많던 중국인들이 관광지에서 종적을 감춰버렸다.
베이징(北京)을 포함해 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강력한 봉쇄와 통제 조치가 취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달 8일 중난산(鐘南山) 공정원 원사 등 코로나19 유공자를 직접 표창하며 사실상 코로나와 승리를 선언하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침체한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해 무료 관광 쿠폰까지 퍼부으며 이번 국경절 연휴(1~8일)에 소비 진작에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표 관광지인 시후(西湖)에 몰린 인파는 이런 분위기를 여실히 반영했다.
시후는 중국 10대 명승지로 호수 면적만 5.6㎢에 달한다. 여의도 면적의 3분의 2에 달한다.
베이징에서 항저우로 가는 고속열차는 모두 만석이었다. 열차 내에서도 도시락과 음료 등을 파는 점원들이 수시로 다니고 곳곳에서 마스크를 내리고 밥을 먹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이를 저지하는 승무원들도 없었다.
항저우에 도착하니 마스크를 쓴 사람들보다 쓰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마스크를 쓰더라도 턱에 걸치기만 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정오쯤 시후에 도착했지만 입구 2~3㎞ 전방부터 차가 막혀 움직이질 못했다. 옆길에는 이미 시후로 향하는 행렬로 꽉 차 있었다.
간신히 사람들을 비집고 시후의 대표 명소인 바이디에 있는 아치교인 돤차오(斷橋) 쪽으로 가니 다리 주변에는 사람들 머리밖에 안 보였다.
심지에 인파에 떠밀려 마음대로 걸을 수도 없었다. 중국이 강조해온 '사회적 거리 두기'는 커녕 일단 행렬에 끼이면 마음대로 빠져나올 수도 없을 정도였다.
시후 곳곳에 '질서를 지키자', '거리 두기를 하자'라는 팻말이 걸려있기는 하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관광객들 또한 개의치 않고 100여m씩 줄을 서서 유람선을 타고 식당에서 어깨를 부딪치면서 음식을 사 먹는 등 평상시와 같은 모습이었다.
상하이에서 가족 여행을 왔다는 한족인 류모씨는 "시후는 작년 국경절만큼은 아니지만 솔직히 이렇게 복잡할 줄은 몰랐다"면서 "여기는 코로나 불경기를 완전히 극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후 뿐만이 아니라 항저우의 호텔과 대형 쇼핑센터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여기서도 출입 시 따로 체온을 측정한다거나 별도의 스마트폰의 건강 코드 미니프로그램(젠캉바오·健康 寶)을 요구하지 않았다.
상하이(上海)에서 만난 사람들은 항저우보다 훨씬 더 코로나19 감염을 신경 쓰지 않는 표정이었다.
마스크를 쓴 사람 자체가 별로 없었고 주로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정도였다.

상하이 관광 명소인 와이탄(外灘)에도 사람들로 꽉 차서 이를 관리하기 위한 경찰들이 대거 배치돼 있었다.
심지어 관광객들이 몰리는 인민광장의 지하철은 국경절 기간 무정차로 통과시킬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인민광장에서 만난 상하이 주민 궈씨는 "중국인들은 중국 본토가 코로나로부터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정부도 밖에서는 마스크를 쓸 필요는 없다고 할 정도로 중국은 이미 코로나19와 전쟁을 이겨냈다"고 자신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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