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압박 아랑곳 않고…휘발유 실은 이란 유조선, 또 베네수 도착
"유조선 세 척에 총 82만5천 배럴 연료 실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미국의 거센 압박 속에서도 '반미(反美) 동지'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휘발유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과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은 28일(현지시간) 선박 추적 데이터를 인용해 이란 유조선 포리스트가 이날 오전 베네수엘라 해역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이란 유조선 포천과 팩슨도 속속 도착할 예정이다.
중남미 매체 인포바에는 이들 유조선 세 척이 총 82만5천 배럴의 연료를 실었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의 엘팔리토 정유소는 이란 배를 맞기 위해 지난 25일부터 무장 상태라고 인포바에가 정유소 근로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휘발유를 실은 이란 유조선이 베네수엘라에 도착한 것은 지난 5∼6월 이후 두 번째다. 당시 5척의 유조선이 총 150만 배럴의 휘발유와 연료 첨가제, 정유 부품 등을 베네수엘라에 전달했다.
확인된 원유 매장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베네수엘라는 누적된 부실 관리 등으로 석유 생산량이 급감했다.
여기에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돈줄을 차단하기 위해 PDVSA에 제재를 가하면서 연료난이 극심해졌다.
위기의 베네수엘라가 기댄 것은 역시 미국 제재 대상인 동병상련 처지의 이란이었다.
이란이 5∼6월에 걸쳐 실어나른 휘발유로 베네수엘라는 잠시 급한 불을 껐다.
미국 정부도 가만있지 않았다.
당시 거래 이후 미국은 휘발유를 운송했던 이란 선장 5명을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지난달엔 베네수엘라로 향하던 선박 4척에서 이란산 휘발유 110만 배럴을 압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와 이란은 미국 정부의 서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추가로 휘발유를 주고받으며 미국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이번에 도착한 유조선 세 척은 미 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위치 추적 장치를 일부 끄고 항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인포바에는 전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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