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정상통화…문대통령 "어려움 속 한반도평화 노력 지속"(종합)
수교 30주년 맞아…푸틴 "러시아산 백신 맞고 한국 방문하겠다"
(서울·모스크바=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유철종 특파원 =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하고 한러 양국의 실질협력 증진 방안과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통화는 오는 30일로 양국 수교 30주년을 맞는 것을 기념해 이뤄졌다. 양국 정상의 직접 소통은 지난해 6월 일본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계기 정상회담에 이어 1년 3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어려운 여건에서도 한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과 지지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남북관계 정상화 노력을 평가하고, 관련 당사국 간 대화 재개를 기대하며 한반도 평화 증진을 위한 노력에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양 정상은 지난 30년 동안 한러 관계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방면에서 크게 발전해 왔다는 데 공감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호협력 관계를 호혜적·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가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유라시아 공동번영을 위한 '9개 다리' 협력 사업이 성과를 쌓아가기를 기대하며 연해주 내 한국기업 전용 산업단지 조성, 서비스·투자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등도 조속히 진전을 거두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9개 다리' 협력 사업은 문 대통령이 2017년 9월 러시아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극동지역 협력방안으로 제시한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등의 협력을 말한다.
문 대통령은 또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한 러시아의 지지도 요청했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서울에 본부를 둔 세계백신연구소(IVI) 활동에 러시아도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매우 높은 수준의 한국 방역 조치가 인상 깊었다"며 "IVI 참여는 보건 당국을 통해 검토하겠다"고 대답했다.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방한이 성사돼 양국 관계 발전을 논의하기를 고대한다는 문 대통령의 말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산 백신을 맞고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크렘린궁도 이날 보도문을 통해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전화통화 사실을 전하면서 "정상들이 이달 30일로 30주년이 되는 양국 수교와 관련해 축하를 주고받았다"고 소개했다.
크렘린은 이어 "정상들은 지난 30년 간 러-한 관계의 지속적 발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통상·경제, 문화·인적교류 등의 분야에 걸친 협력 심화에 대한 공통의 의지를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두 정상은 코로나19 방역과 백신 개발을 포함한 보건 분야에서의 양국 간 구체적 공조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밖에 "역내 현안 문제와 관련한 의견 교환에선 한반도 문제의 정치·외교적이고 종합적인 해결에 대한 (양국의) 의지가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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