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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베를린서 독극물 치료 32일만에 퇴원…"獨서 재활치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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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베를린서 독극물 치료 32일만에 퇴원…"獨서 재활치료"(종합)
병원측 "중독 장기 영향 가늠 어려워"



(베를린·모스크바=연합뉴스) 이광빈 유철종 특파원 = 독극물 중독 증세로 독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온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23일(현지시간) 퇴원했다.
ntv 독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나발니를 치료해 온 베를린 샤리테병원은 "환자의 병세가 퇴원할 정도로 충분히 회복됐다"며 퇴원 사실을 밝혔다.
샤리테병원에 입원한지 32일만이다.
샤리테병원은 "환자의 현재 상태와 치료 경과를 감안할 때 의료진은 환자의 완전한 회복이 가능하다고 믿는다"라면서도 "그러나 심각한 중독의 장기적인 영향을 가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
나발니는 이날 퇴원 후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독일에서) 매일 물리치료를 받고, 어쩌면 재활치료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 발로 서고 모든 손가락을 마음대로 움직이며 균형을 잡는 훈련을 할 것"이라면서 "지금은 왼손으로 공을 던질 수 없다. 뇌가 이 동작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손으로 글을 쓸 수도 없다. 재활이 필요하다"고 자신의 상태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독일 병원 의사들에게 "그들이 믿을 수 없는 일을 했다"면서 감사를 표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여객기에서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당초 시베리아 도시 옴스크 병원에 입원했던 나발니는 이틀 뒤 베를린의 샤리테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오다 지난 7일 의식불명 상태에서 깨어났다.
사건 직후 나발니 측은 그가 독극물 공격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처음으로 그를 치료한 옴스크 병원은 독극물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에 독일 정부는 지난 2일 연방군 연구시설의 검사 결과 나발니가 옛 소련 시절 군사용으로 개발된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노출됐다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증거"가 나왔다고 밝혔다.
노비촉은 신경세포 간 소통에 지장을 줘 호흡 정지, 심장마비, 장기손상 등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프랑스와 스웨덴의 연구소도 나발니의 노비촉 중독을 확인했다.
그러나 옴스크 병원과 러시아 당국은 역시 독극물 중독의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더구나 푸틴 대통령은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교활한 나발니가 스스로 독극물을 섭취하는 자작극을 벌였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프랑스 언론이 보도했다.
이에 나발니는 인스타그램에 "훌륭한 가설이다. 아주 면밀히 연구할 만한 것으로 본다"고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비꼬았다.
한편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러시아 대표부는 이날 독일 대표부에 나발니가 베를린에서 받은 모든 검사 자료를 넘겨달라고 요구하는 공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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