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선 코로나19 검사받기까지 하세월…침 검사로 앞당길까
고등보건당국, 유증상자에게 타액 검사 승인…다음달 도입 목표
일주일에 120만건씩 검사…대기시간 지나치게 길다는 불만 잇따라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에서는 공공의료보험에 가입했다면 누구나 무료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프랑스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 고리를 끊어내겠다며 지난 7월 검사량 대폭 확대를 주문했고, 약 두 달 만에 검사량이 크게 늘어 이제는 일주일에 120만건이 넘는 검사가 가능해졌다.
아무런 증상이 없어도, 확진자와 접촉한 적이 없어도, 의사 처방이 없어도 본인이 원한다면 검사가 가능하다.
이렇다 보니 수요가 몰려 파리, 마르세유와 같은 대도시에서 검사를 받으려면 '시간과 싸움'이 필수적이다.
아침 일찍 검사소에 도착하더라도 끝이 어딘지 가늠하기 어려운 줄이 길게 늘어져 있고, 우여곡절 끝에 검사를 받아도 양성, 음성 여부를 확인할 때까지 또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트위터에는 검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자가격리 기간이 끝났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후기'가 심심찮게 올라온다. 프랑스는 최근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을 때 자가격리해야 하는 기간을 14일에서 7일로 단축했다.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은 "처음 증상을 보이고 나서 5일 동안 바이러스 전염성이 가장 강하고, 그 이후에는 현저히 떨어진다"는 전문가들의 판단에 따라 격리 기간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물론 사설 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으면 결과가 비교적 빨리 나온다. 장 카스텍스 총리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하고 검사를 받았을 때에도 몇 시간 안에 결과가 통지됐다.
터져 나오는 불만에 결국 정부는 의사 처방을 받았거나, 증상이 나타났거나, 확진자와 접촉했을 때와 같이 검사가 시급하다고 판단될 경우 먼저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예약제를 도입하겠다고 노선을 수정했다.
아울러 면봉을 코 안쪽으로 깊숙이 집어넣어 검체를 채취,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 유전자 검사(RT-PCR)뿐만 아니라 타액(침)으로 손쉽게 하는 검사를 병행하기로 했다.
프랑스의 공중보건 자문기구인 고등보건당국(HAS·Haute Autorite de Sante)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코로나19 감염 의심증세를 보이는 사람에 한해 타액 검사를 허가했다.
HAS는 연구 결과 침에서 얻은 검체는 코에서 얻은 검체보다 덜 민감해 무증상자의 75%는 침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신 타액 검사는 지정된 용기에 침을 뱉어 검사소에 보내면 끝이기 때문에 대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과도한 업무에 시달려온 검사소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HAS는 기대했다.
HAS를 이끄는 도미니크 르굴뤼덱 교수는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비염이 심하거나, 나이가 많거나, 정신장애가 있어 코에서 검체 채취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타액검사를 권했다.
프랑스 보건당국은 늦어도 10월 초에는 타액 검사를 시행한다는 방침으로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