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LG화학 등 배터리공장 주요 조건 합의서 체결"
루훗 장관 "중국 CATL도 협약"…LG화학·현대차 합작사 조율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바흐릴 라하달리아 투자조정청장은 16일 "인도네시아가 앞으로 배터리 공급, 특히 자동차 분야 배터리 공급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중국과 한국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의했고 주요 조건 합의서(HOA)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바흐릴 청장은 이날 열린 가상 토론회에서 "전 세계 니켈 원광의 20%가 인도네시아에 묻혀있다"며 "인도네시아는 교통수단의 에너지 공급원이 될 리튬배터리 생산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비즈니스(Bisnis) 등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그는 14일에도 "두 개 국가의 큰 회사들과 배터리 공장 투자협약을 (각각) 체결했다"며 "70조 루피아(5조5천억원)짜리 투자와 100조 루피아(8조원)짜리 투자가 있다"고 발언했다.
바흐릴 청장은 업체명을 비공개에 부쳤지만, 루훗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장관은 15일 "인도네시아가 LG화학, CATL(중국 최대 배터리업체)과 리튬배터리 개발을 위한 투자협력 협약에 서명했다"고 현지 언론에 공개했다.
루훗 장관은 "2024년까지 811 타입 최신 리튬배터리가 생산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정부 고위급 인사의 잇따른 발언이 전해지자 업계 관계자들은 LG화학과 현대차가 배터리 회사 합작사 설립을 위한 여러 가지 조건을 계속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에 사용되는 니켈과 코발트, 망간 생산국으로서 2030년에 '전기차 산업 허브'가 되는 것을 꿈꾸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카르타 외곽 브카시에 현대차 완성차 공장을 유치한 데 이어 LG화학 배터리 공장을 유치하는 데 공을 들였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지난 6월 30일 중부 자바 바탕(Batang) 산업용지를 시찰하면서 "예컨대 LG가 내일 당장 들어오고 싶다면 바로 들어오라"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당시 투자조정청은 조코위 대통령 앞에서 브리핑하면서 "LG화학이 98억 달러(11조8천억원)를 투자하고, 1만4천명을 고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 1위인 LG화학과 글로벌 전기차 3위를 목표로 하는 현대차는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추진해왔고, 배터리 원료를 가진 인도네시아를 유력 후보지로 꼽았다.
LG화학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상장(IPO)을 통한 투자자금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전지사업부를 분사하는 안건을 17일 이사회에 상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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