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코로나 블루…중국 학생 정신질환·극단시도 급증
코로나 봉쇄로 4개월간 휴교…우울증·자해도 ↑
'등교 재개' 미국도 휴교 따른 정신건강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학교가 몇 달 간 문을 닫은 후 학생들 사이에서 '코로나 블루'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났다.
코로나 블루는 최근 바이러스 대규모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일상 생활의 제약과 감염,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인해 우울, 불안, 스트레스를 겪는 현상을 말한다.
중국 안후이 의대 연구진은 코로나19 사태 전후로 학생들에게 설문을 진행한 결과, 봉쇄 기간에만 자살 시도가 2배 증가하는 등 아동 정신건강이 취약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중국에서 휴교령이 내려지기 전인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학교가 문을 닫은 지난 1~5월 사이 9~15세 사이의 학생 1천241명을 상대로 추적 조사를 시행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첫 조사에서 이미 우울증 증세를 보인 아동이 18.5%, 자해했다고 응답한 아동은 32%로 집계됐다.
극단적 선택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답한 아동도 22.5%나 됐다.
이후 봉쇄가 본격화하면서 어린 학생들의 '코로나19 우울증'은 더욱 심화했다.
연구진은 지난 5월 둘째 주에 우울증 증세를 호소한 학생의 비율이 11월 첫 조사에 비해 35%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 32%의 학생들이 자해를 시도했다고 말했으며, 극단적 선택을 상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한 아이들의 비율도 32%나 증가했다.
극단적 선택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운 아이들의 수도 2배 가까이 늘었으며, 이 가운데 다수는 실제 자살 시도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치로 보면 휴교 기간에만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학생이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연구진은 "학교 폐쇄는 또래나 교사, 친척, 지역사회와 물리적으로 고립된 채 오랜 시간을 보낸 학생들의 정신 건강 문제와 연관이 있다"면서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아이들을 학교에 돌려보내는 것이 생명을 구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등교 문제를 두고 찬반양론이 대립 중인 미국도 딜레마에 빠졌다.
보스턴대가 이달 초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미국인들이 3배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18%는 극단적 선택을 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집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아동을 학교에 보낼 때의 교육 및 정신 건강상 이점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피해보다 훨씬 크다고 밝혔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봉쇄령이 한편으론 극단적 선택을 유발하는 위험요소라면서 오랜 휴교가 아동 자살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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