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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서부 대형산불은 기후변화의 결과…재앙 겹치며 폭포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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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서부 대형산불은 기후변화의 결과…재앙 겹치며 폭포효과"
CNN·NYT 등 보도…"향후 닥칠 일의 예고편 불과, 더 악화할수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부 해안에 접한 주(州)들을 휩쓸고 있는 대형 산불과 그에 따른 피해는 기후 변화의 결과이며 앞으로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외신들이 분석했다.
CNN 방송은 11일(현지시간) "서부를 휩쓸고 있는 산불은 전례가 없는 것"이라면서도 "이는 동시에 기후변화가 앞으로 몰고 올 일들의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미 서부에서는 캘리포니아주에서 피해 규모가 사상 1·3·4위에 해당하는 대형 산불이 한꺼번에 진행 중인 가운데 그 북쪽의 오리건·워싱턴주에서도 대형 산불이 발생해 50만명이 넘는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기록적인 폭염 속에 이례적인 벼락 등으로 시작된 산불은 예상을 뛰어넘는 강풍이 불면서 삽시간에 규모를 키웠다. 폭염으로 건조해진 기후는 산불 확산의 연료가 됐다.
산불로 발생한 연기는 주변 지역으로 번지며 대기질을 악화시켜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일대에는 대낮에도 세상이 온통 어두침침한 주황색 하늘로 뒤덮인 종말론적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문제는 미 서부는 이제 겨우 전통적인 산불 시즌이 막 시작하는 시점에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벌어진 위기는 "개별적 재앙들의 단순한 누적을 넘어선다"며 "일련의 재앙들이 포개지면서 서로를 증폭시키는 '폭포 효과'(cascade effect)"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에서 일했던 로이 라이트는 "미국인들이 상상해보지 못한 방식으로 도미노가 쓰러지고 있다"며 "이는 종말론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의 동시다발적 위기는 파급 효과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보여준다. 가마솥 더위가 전례 없는 건조한 기후를 낳았고 그 결과 산불이 기록적인 규모로 커졌다.
NYT는 "10년 전 기후 변화가 다소 추상적인 개념이었다면 오늘날 그것은 캘리포니아 주민들에게 너무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뜨거운 산불은 사람들을 집에서 내쫓을 뿐 아니라 위험한 화학물질이 식수로 흘러들도록 하고 있다. 폭염 경보와 숨 막히는 연기가 섞인 공기는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더 많은 산불이 발생할 것이란 경고에 따라 주택보험을 취소하고, 전기·가스회사들은 선제적으로 수만명의 주민들에게 단전 조치를 내리고 있다.
미국외교협회(CFR) 선임 연구원 앨리스 힐은 "기후 변화 영향의 가속화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CNN은 "과학자들에게는 이들 산불에 남겨진 지구 온난화의 자취가 뚜렷하다"며 "(앞으로) 훨씬 더 나쁜 재앙들이 곧 닥쳐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비영리 환경감시 단체 버클리어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의 8월 기온은 지난 150년간 꾸준히 상승했다. 또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올해 8월은 사상 가장 무더웠다.
로스앤젤레스(LA) 캘리포니아대학의 기후 과학자 대니얼 스웨인은 "10년간 평균 1∼2도씩의 기온 상승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초목이나 토양으로부터 더 많은 수분을 앗아간다"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지구시스템과학센터의 국장 마이클 맨은 사람들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어떤 일을 하느냐가 앞으로 닥칠 재난이 얼마나 나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맨 국장은 "'위험한 기후 변화'가 어느 정도 이미 닥쳐왔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문제는 우리가 얼마나 나쁜 것까지 허용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sisyph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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