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윤경중 박사 "백금 원자 고온에서 뭉치지 않고 안정적 작동…반응속도 10배↑"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수소와 산소가 결합해 물이 되는 화학반응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고온 연료전지의 반응 효율을 기존 촉매보다 10배 높일 수 있는 고성능 백금(Pt) 단일원자 촉매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소재연구단 윤경중 박사·신지수 연구원팀은 13일 한양대 이윤정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700℃의 고온에서도 백금 원자들이 뭉치지 않고 개별적으로 화학반응에 참여하는 단일원자 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고 부산물로 물만 발생해 청정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구동온도와 전해질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이 가운데 세라믹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연구가 활발하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는 연료전지 중 효율이 가장 높고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를 분해해 수소를 재생산하는 복합발전도 가능하지만, 700℃ 이상의 고온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촉매를 개발하는 것이 상용화에 과제가 되고 있다.
현재 연료전지 분야에서는 비싸지만 효율이 높은 백금계 촉매가 널리 사용되지만 백금 원자는 고온에서 쉽게 뭉쳐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수소 전기차 같은 저온형 연료전지에서만 활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백금과 세륨(Ce) 이온이 녹아 있는 용액을 연료전지의 세라믹 전극 내부로 주입한 뒤 연료전지가 고온에서 작동하는 동안 촉매가 합성되게 하는 방법으로 백금 원자들이 700℃에서도 서로 뭉치지 않고 단일원자로 작동하는 촉매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백금-세륨산화물 촉매는 백금 원자가 세륨 원자에 결합된 산소 원자에 붙어있는 구조로, 고온에서도 백금 원자 하나하나가 단일원자로 화학반응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백금 단일원자 촉매는 수소 산화반응 속도가 기존 니켈(Ni) 기반 전극보다 10배 이상 높고, 700℃ 이상의 고온에서도 50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전력과 수소 생산 성능이 3~4배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촉매는 쉽고 단순한 저가 공정을 이용해 다양한 종류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및 고온 전기화학 소자에 적용할 수 있어 차세대 친환경 발전장치와 에너지 저장장치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윤경중 박사는 "이 연구에서 백금 단일원자 촉매가 700℃ 이상의 고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향후 고온 열화학 반응, 고온 전기화학 반응 등으로 활용범위가 크게 확장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에너지와 환경 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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