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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6만가구 사전청약, 공급 불안 심리 진정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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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6만가구 사전청약, 공급 불안 심리 진정 효과"
"집값 안정엔 한계"…청약 대기수요 늘어 '전세시장 불안'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정부가 내년 하반기부터 사전청약을 통해 수도권에 아파트 6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구체적인 시간표를 내놓자 전문가들은 일단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실수요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달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서울 진입을 원하는 수요를 만족시키기에는 일정 부분 한계가 있어 서울 집값 안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사전청약 수요가 4∼5년간 임대차 시장에 더 머물면서 전셋값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7일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본청약보다 1∼2년 앞당겨 실시하는 사전청약은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려는 목적이 강하다"면서 "사전청약 당첨자를 중심으로 조기 내 집 보유 효과가 나타나 주택시장 안정에 일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위원은 최근 청약가점이 낮은 30대가 청약을 포기하고 '패닉바잉'(공황구매)에 나서는 현상을 언급한 뒤 "이번 계획에 신혼부부 특별분양이나 신혼희망타운 분양 물량이 예정돼 있어 신규 분양시장에서 내 집 마련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사전청약 물량의 55%는 특별공급으로 풀린다. 30%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25%는 생애최초 특별공급으로 각각 배정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무주택자들에게는 희소식일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오르는 서울 아파트 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사전청약으로 공급되는 물량은 실제로는 4∼5년 뒤에 입주가 이뤄지기 때문에 당장 불안한 서울 아파트 시장에 영향을 주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최근 아파트 매수에 나선 사람들은 서울 주요 지역에 거주하고 싶어하는 수요다. 집값이 계속 오르자 조바심이 난 30대 등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매수에 나선 건데, 사전청약으로 공급되는 아파트들이 이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이날 사전청약 계획에 대해 "이 정도면 실수요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도 "서울 집값을 잡는데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정부가 공급 확대 신호를 선명하게 보내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사전청약 수요가 앞으로 4∼5년간 임대차 시장에 남아 있으면서 전셋값이 올라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심 교수는 "이명박 정부 당시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할 때도 사전청약을 했다"면서 "그때도 아파트값은 떨어지는데 전셋값은 계속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고, 사전청약이 하나의 원인으로 꼽혔다"고 말했다.
박원갑 위원 역시 "전세 시장은 다소 불안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부가 공공분양 단지에서 중소형인 60∼85㎡ 공급 비율을 기존 15%에서 최대 50%까지 높이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요즘 수요자들은 너무 작은 평형보다 어느 정도 공간이 확보된 주택을 원하는데, 정부가 이런 수요를 파악해 중형 아파트 물량을 늘리기로 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소득요건이나 거주기간 등 사전청약 조건의 적용 시점을 본 청약이 아닌 사전청약 때를 기준으로 하기로 규제를 완화한 것에 대해서도 실수요자 접근성을 높이는 조치라는 평가가 많았다.


새 임대차 법 시행으로 사전청약 물량의 입주 시점에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심 교수는 "보통 청약을 하고 당첨이 되면 바로 그 아파트에 들어가 살기보다 아이들 학업 등의 이유로 3∼4년, 4∼5년 뒤에 실거주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는 초기에 전세를 주면 4년 동안은 시세대로 전셋값을 올려받지 못하게 돼 초기 1년은 집을 비워두는 경우도 생겨날 수 있을 것"이라며 "대규모 주택공급에도 전세 공급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김규정 소장은 "3기 신도시 등 정부가 공급을 계획하는 아파트들이 전체적으로 단지 구성이나 주택 품질 등을 확실히 끌어올려 서울 주요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을지도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d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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