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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어쩌지?'…세계 공중보건 위협하는 '코로나 불면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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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어쩌지?'…세계 공중보건 위협하는 '코로나 불면증'
전문가 "불면증 환자↑"…불안감·불규칙 생활리듬이 수면 방해
수면전 전자기기 자제ㆍ아침 자연광 쬐기ㆍ뉴스시청 줄이기 권장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미국 미시간주 이스트 랜싱에 사는 셰릴 앤 슈미트(65)는 지난 4월 다니던 직장에서 무급휴직에 들어가고 한 달 뒤 아예 해고된 이후 수면 장애가 시작됐다.
이제 그는 늦은 밤 잠자리에 누우면 생활비와 노후 자금 등의 걱정으로 명치가 묵직하게 조여오는 느낌이 들면서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허다하다.
슈미트는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내가 잠에서 깨어나지 않을 것 같은, 마치 세상이 심각하게 잘못돼가고 있는 것 같은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불안감과 걱정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들이 늘면서 '코로나 불면증'이 세계 공중보건의 새로운 위협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WP가 3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불면증'이 업무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사람들을 쉽게 욱하게 만들며 고혈압, 우울증을 비롯한 각종 질환에 취약한 만성 수면장애 환자들을 대거 양산하면서 세계인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실 코로나19 이전부터 수면 장애는 이미 세계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였다.
WP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도 세계 인구의 10∼15%가량은 일주일에 최소 3일 이상 잠이 드는 데 또는 잠든 뒤 수면 상태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증상이 3개월 또는 그 이상 계속되는 만성 불면증 환자들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수면장애센터를 이끄는 신경전문의 알론 아비단은 "이전부터 불면증을 앓았던 환자, 불안감으로 수면에 어려움을 겪던 환자 모두 문제가 더 심해졌다"며 "코로나19로 수면장애 유행병이 돌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연재해나 테러 공격 등이 단기적인 불면증을 야기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유례없이 세계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장기화하면서 치유하기 어려운 만성 불면증 환자들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WP는 실제로 전문가들은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수면 장애 문제가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퍼져가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보험약제 관리기업 익스프레스 스크립츠에 따르면 지난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 사이 미국의 수면제 처방 건수는 15% 늘었다. UCLA의 수면장애센터에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수도 20∼30% 늘었으며 아동 환자들도 늘었다.
중국,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온라인상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20%가량이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런 증상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로 날짜나 시간 개념이 흐릿해지는 시기에 더 심하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수면 장애 문제가 심각해진 원인으로 스트레스 증가와 생활리듬 파괴 등을 꼽았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스트레스를 가중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온종일 집안에서 지내는 이들이 늘면서 잠드는 시간과 기상 시간이 늦어진 것도 수면 장애 환자들이 늘어나는 데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런 불규칙한 생활 패턴은 사람들이 이른 아침 자연광에 노출되는 것을 방해해 수면 주기를 조절하는 일주기 리듬을 교란하게 된다.
재택근무로 식사 시간이 불규칙적으로 바뀌고 생활의 규칙성이 떨어지는 것도 일주기 리듬을 방해한다.
수면 전문가들은 불면증을 극복하려면 단기적으로는 수면제 복용도 효과적일 수 있지만, 이는 만성 불면증에 적절한 치료법은 아니라며 가능하다면 원격 정신과 상담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전문가 도움을 받지 않더라도 수면하기 최소 1시간 전부터는 숙면을 방해하는 청색광이 나오는 전자 기기 사용을 자제하고 오전 8시 이전에 자연광을 쬐며, 야간에는 수면만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가 치료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운동 및 가족과의 시간을 우선순위에 두고 뉴스 시청 시간을 줄이거나 아예 멀리하는 것도 수면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스탠퍼드대학 수면 건강·불면증 프로그램의 임상심리 전문가 노라 심프슨은 WP에 "잠들기 한 두시간 전에 스트레스를 주거나 걱정을 하게 만드는 뉴스를 접하는 것은 수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mong071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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