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검찰, '성폭행 은폐 혐의' 전직 유엔 직원 기소
"이라크 근무 때 약물로 성폭행"…여성 피해자 신고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약물을 이용해 여성을 성폭행한 전직 유엔 관리가 미국에서 기소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지방검찰청이 유엔에서 근무했던 카림 엘코라니(37)를 뉴저지 자택에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엘코라니는 약물로 피해자의 의식을 잃게 하는 수법으로 최소한 5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엘코라니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유엔 아동기금 소속으로 이라크에서 근무한 것을 포함해 국제 원조와 개발 등 유엔의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했다.
2016년 이라크의 한 레스토랑에서 엘코라니와 만난 여성 피해자는 '술과 음식을 먹은 뒤 의식을 잃었고, 엘코라니의 집에 실려 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취지로 신고했다.
피해자는 잠깐 의식을 되찾았지만, 신체를 의도한 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의 신고를 받은 유엔이 자체 조사에 들어가자 엘코라니는 2018년 사직했다.
미 연방수사국(FBI) 조사 결과 엘코라니는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비슷한 수법으로 최소 5명의 여성을 성폭행하거나, 성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뉴욕 검찰은 엘코라니를 성폭행 혐의가 아닌 성폭행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수사기관에 2건의 거짓 진술을 한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엘코라니의 거짓 진술 1건당 최대 5년 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FBI는 "엘코라니는 끔찍한 성범죄를 저질렀다"면서 "수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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