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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코로나19로 현금 수요증가 들어 200헤알 고액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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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코로나19로 현금 수요증가 들어 200헤알 고액권 발행
18년만에 새 지폐…부패·범죄 조장, 물가 자극 우려도 제기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중앙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현금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는 등의 이유로 2일(현지시간)부터 200헤알(약 4만4천 원)짜리 고액권 지폐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브라질에서 새 지폐가 발행된 것은 지난 2002년 20헤알짜리 이후 18년 만이다.
이에 따라 브라질에서 유통되는 지폐는 2헤알, 5헤알, 10헤알, 20헤알, 50헤알, 100헤알, 200헤알 등 7가지로 늘었다.
중앙은행은 올해 안에 4억5천만장을 찍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900억 헤알(약 19조7천883억 원) 규모가 시장에 공급된다는 의미다.



200헤알 지폐에는 브라질에서 멸종 위기로 알려진 '갈기 늑대'(lobo-guara)의 이미지가 사용됐다.
'갈기 늑대'는 중앙은행이 2001년에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지폐 이미지로 사용되기를 원하는 동물군 가운데 하나로 꼽힌 바 있다.
당시 설문조사에서 1위는 '바다거북', 2위는 '황금사자 원숭이', 3위가 '갈기 늑대'였다. '바다거북'은 2헤알, '황금사자 원숭이'는 20헤알 지폐에 디자인으로 사용되고 있다.
중앙은행은 200헤알 지폐 발행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개인의 현금 보유가 증가하고 정부의 취약계층 긴급재난지원금 규모가 확대되면서 지폐 소비가 느는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브라질 정부는 4월부터 비정규직 근로자와 실업자, 빈곤층 등에게 매월 600헤알을 지급했다. 이를 통해 5개월간 2천544억 헤알(약 54조8천700억원)의 재원을 투입했다.
브라질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올해 말까지 4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금액은 지금까지 지급한 지원금의 절반인 월 300헤알로 줄었으며, 이를 위해 1천억 헤알 정도의 추가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고액권 지폐 유통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주장도 나온다.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50헤알·100헤알을 이용할 때보다 현금다발의 부피가 줄어들어 뇌물을 전달하기가 쉬워진다는 점을 들어 부패가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중도좌파와 중도우파 성향의 3개 정당은 지난달 20일 연방대법원에 고액권 발행 계획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정당은 고액권 지폐가 발행되면 부패와 탈세, 돈세탁, 재산 은닉, 외화 반출 등 각종 범죄행위를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초에는 브라질의 10개 반부패 단체가 고액권 발행 반대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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