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미얀마 코로나 확산세…인접한 태국 국경 폐쇄
열악한 난민촌에 의료 시설도 낙후…불법입국자 중 고열 증세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기세가 심상치 않다.
재확산이 시작된 지난달 16일 이후 누적확진자 규모가 보름가량 만에 두 배를 넘어선 가운데, 처음으로 하루 신규확진자도 세 자리 숫자를 기록했다.
1일 신화 통신 등 외신과 일간 미얀마타임스 등에 따르면 보건부는 전날 95명이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882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전에도 12명이 코로나19 환자로 판명돼 이날 하루에만 신규확진자가 107명을 기록했다.
이는 미얀마에서 3월 23일 첫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이후 일일 확진자로는 가장 많다. 신규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선 것도 처음이다.
신규·누적 확진자 수 자체는 인구(5천400여만명)에 비해 적어 보이지만, 이는 재정 문제로 충분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서부 라카인주 상황이 무엇보다 심각하다.
라카인주는 미얀마에서도 가장 가난한 주다. 의료 환경이 상대적으로 더 낙후됐다.
여기에 소수 무슬림계 로힝야족에 대한 사실상의 강제수용 및 반군과 정부군 간 충돌을 피해 달아난 주민들의 난민수용소 생활 등 열악한 위생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약 13만명에 달하는 로힝야족이 시민권을 받지 못한 채 라카인주 주도인 시트웨 지역 인근의 난민촌에 갇혀있다시피 생활하는데, 이곳에서는 10가구가 한집에 살아야 할 정도로 주거 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8년 11월부터 미얀마 정부군과 불교계 소수 라카인족(또는 아라칸족)의 자치권 확대를 주장하는 반군 아라칸군(AA)간 충돌이 이어지면서 16만여명의 주민이 집을 떠나 라카인주 내 151개 난민촌에 피신해 생활하고 있다.
미얀마 당국은 라카인주 전체를 대상으로 자택 격리 조치를 하면서 재확산 방지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와 국경을 접한 태국은 미얀마와 접한 일부 주의 국경검문소 폐쇄에 이어 밀입국 시도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경 경찰은 전날 오후 서부 딱주(州)에서 모에이강을 통해 국경을 몰래 넘어 들어오던 미얀마인 11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보건당국 조사 결과, 이 중 2명은 고열 증상을 보였다.
태국은 1명이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3천412명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감염 사례가 약 100일간 발생하지 않는 등 코로나 관리가 잘 이뤄진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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