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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경기 급속 하강 조짐…취약계층 지원과 내수 진작책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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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경기 급속 하강 조짐…취약계층 지원과 내수 진작책 필요하다

(서울=연합뉴스) 재난지원금의 소비 부양 효과가 사라지면서 내수가 다시 얼어붙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全)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1% 증가해 마이너스를 면했지만,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은 전월 대비 6.0%, 설비투자는 2.2% 각각 감소했다. 3개월 연속 증가세였던 소매판매가 지난달 큰 폭으로 위축된 것은 재난지원금이 거의 소진된 데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폭 축소 등으로 정책 효과가 약발을 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온기가 확연했던 내수의 급격한 위축은 향후 경기 하강이 가팔라질 수 있음을 예고한다. 코로나19의 대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가 높아진 8월엔 내수 부진의 골이 더욱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확산세가 조기에 꺾인다면 경기 하강이 제한적이겠지만 지금 같은 확산세가 장기화하거나 국민의 일상과 경제활동의 중단을 뜻하는 3단계 거리두기가 실행된다면 실물경제는 바닥을 뚫고 추락할 수 있다. 한국은행의 비관적 시나리오인 성장률 -2.2%가 현실화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경기의 급격한 하강은 고용악화와 함께 저소득층과 자영업자, 소상공인, 비정규직, 청년층 등 취약계층의 생계를 위협한다. 거리두기의 경제 충격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8월 둘째 주 10.4%였던 카드 사용액 증가율이 셋째 주에는 0.8%로 둔화했다. 또 8월 둘째 주 -6.9%였던 소상공인 매출 감소율은 셋째 주 -24.7%로 그 폭이 커졌다. 코로나 1차 대유행 초기였던 지난 2∼3월의 감소 폭과 비슷하다. 경기 부진이 지속하면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이 취약계층에겐 악몽이 될 수 있다. 지난 주말(22∼23일) 버스와 지하철, 택시 등의 대중교통 이용 건수는 직전 주말보다 19.2% 감소했다.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로 영업이 중단된 고위험시설 12개 업종은 매출 절벽으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위기에 몰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의 영향을 받는 음식점과 카페 등은 수도권에만 80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는 방역 조치 강화에 따른 수도권의 집합 금지·제한 업종 사업장에 대해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요건을 완화했으나 이 정도론 부족해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31일 국회 예산결산특위에 출석해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확보한 재원 가운데 10조원이 남아있다고 했는데 조속히 추가 지원책을 마련해 이들의 고통을 덜어야 할 것이다.

경제의 버팀목인 내수를 부양하기 위한 대책도 점검해야 한다. 대외 환경 악화로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소비 위축은 생산 감소, 고용과 투자 부진으로 이어진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어떻게든 내수의 회복을 견인하기 위한 정책 처방이 절실하다. 정부는 빚을 내지 않고 동원 가능한 예산을 박박 긁어모아 다음 달 초 경기 보완대책을 내놓기로 했지만, 규모가 2조∼3조원 수준으로 예상돼 수해 복구나 방역체계 강화에 따른 피해 지원, 내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대책 등으로 충분한지 면밀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야 정치권은 2차 재난지원금이 포함된 4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아직 코로나 2차 대유행의 추이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따른 피해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4차 추경은 성급한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민생 구제나 내수 진작은 긴급성이 있는 만큼 실탄이 부족하다면 추경 논의를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 이제 올해 남은 기간은 4개월이다. 민생과 내수 안전망을 견고하게 구축해 전례 없이 가혹할 경제의 엄동설한에 대비해야 한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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