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확진자 하루 3천명 넘어…LG전자 공장 감염자 242명
한국 귀국 후 확진 사례…"협력사 직원은 귀국 못 하게 압박" 주장도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28일 인도네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3천명을 넘었다.
LG전자 인도네시아 찌비뚱(Cibitung) 생산법인과 관련한 코로나19 현지인 확진자는 242명까지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확진자는 3천3명이 추가돼 누적 16만5천887명을 기록했고, 사망자는 105명 추가돼 누적 7천169명으로 집계됐다.
인도네시아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7월부터 2천명 안팎을 오르내렸으며, 전날 2천719명으로 최고치를 경신하더니 이날 아예 3천명 선을 넘겼다.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주 브카시군 코로나19 테스크포스(TF) 대변인은 이날 "LG전자 찌비뚱 공장·사무실과 관련해 총 789명을 대상으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진행한 결과 242명이 누적해서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대변인은 "브카시군은 확진자들의 가족 등 밀접 접촉자들을 대상으로 계속 검사를 늘리고 있다"며 "PCR 진단키트는 아직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42명의 확진자 가운데 25명은 입원 중이고, 나머지는 증세가 경미해 자가격리 중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호흡곤란 등 증세가 심한 환자만 입원시키고, 증세가 경미한 확진자는 집에서 치료하라는 방침을 세웠다.
이와 관련해 LG전자는 "확진자 242명은 LG전자 소속 직원뿐만 아니라 협력사 직원 등이 포함된 숫자"라며 "LG전자 소속 한국인 확진자는 현재 없다"고 연합뉴스 특파원에게 밝혔다.
LG전자 찌비뚱 생산법인에서는 지난 19일 현지인 직원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한 뒤 대규모 PCR 검사를 진행하면서 확진자가 계속 늘었다.
LG전자는 '소속 직원' 가운데 한국인 확진자가 없다고 밝히지만, 'LG전자 협력사·하도급사 관련 한국인 가운데 감염자가 있다'는 소문이 퍼져 인도네시아 한국 교민 사회가 뒤숭숭하다.
실제로, LG전자 찌비뚱 공장 관련 인테리어업체 직원 한국인 A씨가 26일 한국에 도착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브카시에 거주하는 B씨는 폐렴 증세를 보여 한국인 의사가 있는 병원 2곳과 현지 병원에서 엑스레이, CT 촬영을 받은 뒤 귀국길에 올랐다.
이날도 인도네시아에서 입국한 한국인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한국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관련한 개인정보 보호가 강화된 상황이라 이들 3명이 LG전자 관련 인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LG전자는 한국 구미에 있는 TV 생산 라인 일부를 찌비뚱 공장에 이전한다고 발표하고, 관련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LG전자 소속 직원뿐만 아니라 많은 협력사 직원들이 인도네시아에 출장 와 있던 차에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터졌다.
LG전자 소속 출장자들은 한국으로 속속 복귀했고, 이들은 모두 귀국 후 음성판정을 받았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한편, 인도네시아에 출장 중인 협력사 직원 B씨는 연합뉴스 특파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LG전자가 자사 소속 출장자는 한국으로 돌려보내면서 공사 관련 업체·협력사 출장자들은 공사 완료를 하고 가라고 압박해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LG전자 공사 관련 협력사 등 출장자들은 집단감염 관련 정보도 제대로 공유받지 못하고, 목숨을 담보로 공사를 완료하도록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LG전자 측은 "협력사의 경우도 귀국 희망 시 복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입장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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