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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도 미리 감지 못한 전격 사의…아베 "혼자서 판단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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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도 미리 감지 못한 전격 사의…아베 "혼자서 판단했다"(종합)
자민당 주요 파벌 긴급회의…야당 "1강 정권 끝난다" 기대감
정부 핵심 인사들 기자회견 몇시간 전 긴급보도에 동요하기도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지병을 이유로 사임하겠다는 뜻을 전격적으로 표명하면서 일본 정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그가 며칠 전까지 직무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고 측근들도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기 때문에 사의 표명이 더욱더 갑작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아베 총리가 이날 저녁 기자회견을 하기로 하면서 이 자리에서 건강 악화설에 관해 설명할 것으로 예상되기는 했으나 사의 표명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은 상대적으로 소수였다.

이날 오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정례 기자회견에서 "(총리를) 매일 뵙고 있는데 달라진 것이 없다"고 언급한 지 3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아베 총리가 사임 의향을 굳혔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베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민용 백신 확보를 목표하겠다는 뜻을 표명한 지 1시간도 안 된 시점이었다.
NHK에 따르면 아베 총리의 측근으로 꼽히는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은 사의를 사전에 알지 못했는지 "보도가 사실이라면"이라고 전제하고서 "그간 몸 상태가 나쁜 가운데 업무를 계속해 왔는데 여기까지 와서 사임하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고 반응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담당상은 "최근 며칠 동안 평소와 다름 없는 모습으로 일을 했으므로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아베 총리 재집권 후 방위상과 자민당 정조회장 등을 지낸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자민당 간사장 대행은 "너무 갑작스러워서 경악했다"고 말했다.
차기 총리를 노리는 주자 중 한 명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은 아베 총리가 사의를 굳혔다는 보도가 나오자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가 사임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아베 정권의 주요 인사들이 이처럼 동요하는 상황이었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의향을 주변에 철저히 감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그는 사임을 최종적으로 결심한 시점이 게이오대(慶應大)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이달 24일이며 사임을 "나 자신, 혼자서 판단했다"고 이날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평소와 달리 원고를 비춰주는 장비인 프롬프터를 사용하지 않고 회견에 임했는데 그 이유에 관해 "오늘은 (회견이) 임박한 순간까지 원고가 결정되지 않은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갔다는 의미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자민당의 각 파벌은 이날 간부회의를 여는 등 총재 선거를 위한 대응에 돌입했다.
의회의 다수를 점한 자민당 차기 총재가 일본 총리가 되는 구조이므로 사실상 차기 총리를 노리는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는 "1강이라고 불렸던 정권이 끝나므로 정치나 사회에 큰 변화를 초래한다. 우리들의 책임 역할이 커졌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일본 공산당 위원장은 "국정은 잠시의 공백도 용납하지 않는다. 속히 임시 국회에서 후임 총리를 지명해 대표 질문이나 예산위원회를 열도록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아베 총리와 측근들은 사임 가능성과는 거리를 두고 움직였다.
아베 총리는 게이오대 병원에서 재검사를 받았다고 밝힌 2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몸 상태 관리에 만전을 기해 앞으로 다시 일에 힘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후 스가 관방장관이나 주요 각료들이 아베 총리의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뜻을 강조한 탓인지 28일 오전까지도 일본 주요 언론은 아베 총리의 사임 가능성에 그리 무게를 싣지 않았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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