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언론 "메르켈, EU-메르코수르 FTA 체결에 회의적"
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 툰베리 면담 후 반응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럽연합(EU)-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전날 아마존 열대우림 무단 벌채와 화재 증가를 들어 EU-메르코수르 FTA의 미래에 관해 '진지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가 EU-메르코수르 FTA 체결에 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메르켈 총리의 이런 반응은 지난 20일 베를린에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만난 뒤 나온 것이라고 브라질 언론은 전했다.
툰베리는 독일의 루이자 노이바우어 등 젊은 환경운동가들과 함께 총리실을 찾아 90분간 메르켈 총리를 만나 대화를 나눴으며 기후변화에 대해 더 긴급하게 대응해달라고 요청했다.
유럽 국가들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를 EU-메르코수르 FTA 체결과 브라질에 대한 투자에 연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EU와 메르코수르는 지난해 6월 말 벨기에 브뤼셀 각료회의에서 FTA 체결에 합의했다.
EU는 FTA 체결 조건으로 브라질이 파리기후변화 협약을 준수할 것을 요구해 왔다.
이 협약은 2030년까지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무단 벌채를 완전히 종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파리기후변화 협약 탈퇴를 시사하는가 하면, 국제사회의 기부로 조성되는 '아마존 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 EU 측의 반발을 샀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은 9천205㎢에 달했다. 이전 1년간(2018년 8월∼2019년 7월)의 6천844㎢보다 34.5% 늘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브라질 지부는 지난 1년간 파괴된 아마존 열대우림이 축구 경기장 119만5천454개 넓이에 해당한다며 "열대우림 파괴가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INPE는 또 지난 한 해 동안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8만9천178건의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2018년의 6만8천345건보다 30%가량 늘었고, 최근 10년을 기준으로 하면 2017년(10만7천439건)과 2015년(10만6천438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올해 상반기에 발생한 화재는 1만395건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8천821건보다 18% 가까이 증가했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볼리비아·콜롬비아·에콰도르·가이아나·페루·수리남·베네수엘라·프랑스령 기아나 등 9개국에 걸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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