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에르도안 "어떤 위협에도 동지중해 자원 단념 안 해"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동지중해의 천연가스 자원을 두고 그리스와 갈등을 빚고 있는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에서 한 연설에서 "우리는 지중해 동부에서 끝까지 우리의 권리를 추구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어떤 위협에도 우리는 이 지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원유와 천연가스 자원을 단념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우리는 긴장을 고조하기보다 대화와 외교로 분쟁을 해결하기 원한다"며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
터키는 지난 11일부터 안탈리아 남부 해역과 키프로스 섬 서쪽 해역에 지질 조사선 '오루츠 레이스'를 투입해 천연가스 자원을 탐사 중이다.
오루츠 레이스의 작업해역은 그리스 영토인 로도스·카파토스·카스텔로리조 섬 인근으로 그리스가 주장하는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겹친다.
1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전쟁을 벌인 터키와 그리스는 1923년 로잔 조약을 체결하고 이스탄불 인근 동트라키아 지역은 터키의 영토로, 터키와 그리스 사이 바다인 에게해(海)의 섬 대부분은 그리스 영토로 하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터키에서 맨눈으로 확인 가능한 섬까지 그리스 영토가 되면서 양국은 EEZ를 놓고 수십 년째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카스텔로리조 섬은 터키 해안에서 2㎞가량 떨어진 반면, 그리스 본토에서는 약 580㎞ 거리에 있다.
터키는 면적 10㎢에 불과한 카스텔로리조를 근거로 그리스가 4만㎢에 달하는 해양 관할권을 주장한다고 비판해왔다.
지난 12일에는 오루츠 레이스를 호위하던 터키 군함과 그리스 군함이 충돌하는 '접촉 사고'가 발생하는 등 양국의 긴장은 갈수록 고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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