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법관 "2018년 대선 이후 민주주의 후퇴…독재에 오염"
현정부 비판…좌파 룰라 전 대통령 출마 막은 선거법원에도 쓴소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의 현직 연방대법관이 2018년 대선 이후 권위주의가 확산했다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발언을 해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에지손 파킹 대법관은 이날 온라인으로 열린 브라질 선거법 총회 연설을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브라질이 민주주의 후퇴를 경험하고 있으며 미래는 독재에 의해 오염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킹 대법관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은 채 "브라질의 헌법 질서 안에 민병대나 불법적 활동에 연루된 조직과 연결된 '트로이 목마'가 있으며, 이것이 민주주의에 대한 숨겨진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2018년 대선 이후에 브라질에서 권위주의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민주적 제도에 대한 합의가 보장되지 않으면 2022년 대선도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킹 대법관은 이어 2018년 대선에서 연방선거법원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출마 자격을 인정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룰라 전 대통령의 2018년 대선 출마가 민주주의를 위해 더 바람직하고 '법의 지배'라는 원칙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혐의로 2017년 7월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 2018년 1월 2심 재판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고 같은 해 4월 7일 남부 쿠리치바 시내 연방경찰에 수감됐다.
룰라는 수감 상태에서도 대선 출마를 위한 법정 투쟁을 계속했으나 연방선거법원은 2018년 8월 31일 판사 7명이 참석한 특별회의를 열어 6대 1 다수 의견으로 대선후보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판결에는 형사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정치인의 선거 출마를 제한하는 '피샤 림파'(Ficha Limpa: 깨끗한 경력) 법령이 적용됐다.
이후 페르난두 아다지 전 상파울루 시장이 룰라를 대신해 대선후보로 나섰으나 그해 10월 말 대선 결선투표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패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인터셉트 브라질'이라는 웹사이트는 세르지우 모루 당시 연방판사가 연방검사들에게 룰라에 대한 유죄 판결과 수감을 끌어낼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폭로하면서 논란이 됐다.
룰라의 변호인단과 좌파 노동자당(PT), 지지자들은 불공정한 수사 때문에 대선 출마가 좌절됐다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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