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IT공룡 페이스북도 '애플 수수료 갑질' 비판
팬데믹 위기 중소업자 지원안 밝히며 '돌려까기'
"라이브 방송요금 없애도 애플 탓 지원효과 희석"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세계적인 게임업체인 에픽게임즈에 이어 페이스북도 애플의 결제 수수료 정책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페이스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사업자를 돕기 위한 것이라며 애플을 공격하는 당위성을 내세웠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IT전문매체인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공식 블로그 계정을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사업자를 후원하기 위해 페이스북의 라이브 방송을 통해 유료 온라인 행사를 여는 경우 중간 수수료를 떼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사업자들이 페이스북의 라이브 방송을 통해 요가 수업이나 세미나 등을 유료로 진행할 경우 페이스북의 결제 시스템인 '페이스북 페이'를 통해 이용료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때 페이스북이 통상 가져가던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페이스북은 "소규모 사업자와 창작자를 돕기 위해 최소한 내년까지는 유료 온라인 행사의 수수료를 전혀 받지 않겠다"면서 "우리가 페이스북 페이를 운영하는 나라의 안드로이드 체제에선 소상공인들이 이 행사를 통한 수익을 100% 갖게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이 같은 혜택이 페이스북 페이가 도입된 전 세계 20개국에서 제공되나 애플의 iOS 운영체제 이용 시에는 예외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사업체를 위한 비용을 우리가 대신 처리할 수 있도록 애플에 30%의 앱스토어 수수료를 줄여주거나 우리가 페이스북 페이를 제공할 수 있게 허용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불행히도 우리의 요청을 두 가지 다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에게는 힘들게 번 수입의 70%만 지급된다"고 덧붙였다.
테크크런치는 이를 두고 "페이스북이 놀라울 정도로 직접적인 표현으로 애플을 겨냥했다"고 평했다.
구글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의 결제 수수료 정책을 포기한 것이 아니지만 페이스북이 이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수수료를 우회할 수 있도록 허용해준다는 방침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피지 사이모 페이스북 앱 담당 임원은 애플이 중요한 파트너이고, 페이스북은 앱 배포를 위해 애플의 앱스토어에 의존하고 있지만 애플의 수익구조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소규모 업체들이 코로나19에서 회복하도록 돕는 것은 모든 테크 기업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페이스북의 애플 저격은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게임 '포트나이트'를 개발한 게임업체 에픽게임즈가 애플과 구글이 수수료 분쟁 문제로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며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다음날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모은다.
에픽게임즈는 애플과 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통하지 않는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이용하면 할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홍보했다가 앱스토어에서 퇴출당했다.
에픽 게임즈는 소장에서 "애플은 과거 자신들이 맞서 싸웠던 시장을 통제하고 경쟁을 막고, 혁신을 목 조르는 거인"이라고 비판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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