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성과 신난 트럼프 "엄청난 돌파구"…'전쟁막아' 또 北 거론
'가뭄에 단비' 이스라엘-UAE 합의 대대적 세일즈…"'트럼프 합의'로 불렸으면"
외교치적 자랑하며 "나 아니면 北과 전쟁" 단골메뉴 꺼내…바이든 때리기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외교관계 정상화 합의에 도달하자 "엄청난 돌파구"라고 자평하며 한바탕 자신의 외교치적을 늘어놓았다. 이 과정에서 "전쟁을 막았다"며 단골메뉴인 북한 문제도 거론했다.
'협상의 달인'을 자처하고서도 이렇다 할 대형 외교성과를 내지 못해 목말라 있던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대선 국면에서 내세울 실적을 하나 올리면서 모처럼 한껏 고무된 채 대대적인 세일즈에 나선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스라엘과 UAE가 완전한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며 3국간 합의 내용이 담긴 성명을 트위터에 올린 뒤 풀기자단을 집무실에 불러 모았다. 일정표에는 예고되지 않은 갑작스러운 일정 추가였다.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비롯한 고위 참모들에 둘러싸인 채 집무실내 '결단의 책상'(대통령 전용 책상)에 앉은 트럼프 대통령은 흐뭇한 듯 모처럼 만면에 환한 웃음을 띠고 있었다.
풀 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및 UAE 지도자와 통화했다면서 다른 무슬림 국가들도 뒤를 따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말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놀랍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취임했을 당시 중동 내 상황이 긴장감 있었지만, 지금은 긴장이 완화됐다며 모든 지도자와 훌륭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당선됐을 때 그들은 며칠 내로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며 자신이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막았다며 북한 이야기도 빠트리지 않았다. 그만큼 대표적인 외교치적으로 꼽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사람이 북한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전쟁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며 "우리는 전쟁을 치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당선되지 않고 다른 사람이 당선됐다면 우리는 전쟁을 치렀을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중동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풀 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미국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 것이 얼마나 훌륭한 일인지에 대해 언급하며 "돈은 이제 끔찍한 그룹에 가지 않게 됐다. 왜냐하면 이란이 돈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란핵 합의에 대해서는 '터무니없었다'고 거듭 비난했다.
그러면서 "내가 선거에서 이기면 이란과 30일 이내 합의를 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등 적성국들이 자신보다 '쉬운 상대'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를 원할 것이라며 '바이든 때리기'도 이어갔다.
그는 "그들(이란)은 우리 보다는 졸린 조 바이든과 협상하는 게 낫다고 여길 것"이라며 "그들은 당연히 선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중국, 이란, 러시아, 그들 모두가 트럼프가 패배하는 것보다 더 보고 싶어하는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진다면 그들은 조 바이든을 상대할 수 있다"라며 "그것은 꿈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대선만 없었더라면 북한, 중국, 이란과 협상 테이블에 있을 것이라면서 재선에 성공한다면 북한, 이란 등과 매우 신속하게 협상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및 대응 실패 논란 등에 따른 지지율 하락으로 대선 국면에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이날 합의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수세국면 전환의 모멘텀으로 삼으려는 모양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오늘 엄청난 돌파구가 마련됐다!"며 "우리의 두 훌륭한 우방인 이스라엘과 UAE간 합의!"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번 합의가 '에이브러햄 합의'로 명명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이름을 딴 '도널드 J 트럼프 합의'로 불리길 원하지만, 언론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농담조로 말했다고 풀기자단이 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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